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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회의를 줄이고, 회의 준비 자료도 줄이라"고 지시했습니다. 보고 형식 따지지 말고 구두 보고 등을 늘리라고도 했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행시 기수 등을 따져서 하는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 관행도 개선하겠다고 했답니다. 격주로 직원들의 금요일 오후 4시 퇴근을 보장해주라는 지시도 있었다네요.

첫 확대간부회의라면 뭔가 결의를 다지고, 그럴듯한 포부를 늘어놓을 만했는데 "나와 일하는 동안 이런 것들을 지켜달라"는 실무적인 주문을 한 셈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페이퍼리스(종이 없는) 회의'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장관 보고용 기사 스크랩을 만들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인이 찾아 보면 되니 100페이지가량 되는 기사 스크랩을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직원들이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입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간부회의에서 오타가 있어도 좋으니 내부 보고 형식에 신경 쓰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얘기했습니다.

보고서가 두꺼워질수록 현장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그야말로 탁상공론은 커지게 됩니다. 꼭 필요하지 않은 회의로 시간을 보내면 일할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 공직 사회에 유행하던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 다시 유행할 듯합니다. 하지만, 말만 달라져서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추 부총리의 기획재정부가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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