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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타차… 누군가에겐 毒, 누군가에겐 기회

    민학수 기자

    발행일 : 2022.05.24 / 스포츠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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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이라, PGA 챔피언십 첫 우승 놓쳐… 토머스는 대회 두번째 정상

    골프에서 처음 샷이 잘못돼도 벌타 없이 다시 칠 수 있게 하는 것을 멀리건(mulligan)이라고 한다. 정식 대회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인생 단 한 번의 멀리건이 주어진다면 미토 페레이라(27·칠레)는 이날 마지막 홀 티샷을 선택하지 않을까?

    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PGA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 최종 라운드.

    페레이라는 이 대회 71번째 홀(4라운드 17번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리며 칠레 출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세계 랭킹 100위로 PGA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페레이라는 3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이날 17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타를 잃으며 흔들렸지만, 마지막 홀에서 파만 지킨다면 '동화 속 주인공' 같은 스토리를 쓰며 인생 역전 한 방을 날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490야드) 티샷은 그를 메이저 대회 사상 셋째로 큰 타수 차 역전패를 당하는 '골프 잔혹극'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그가 있는 힘껏 날린 드라이버 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에 빠지고 말았다. 1벌타를 받고 드롭 후 친 세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러프에 빠진 데 이어 네 번째 샷은 반대편 그린 끝에 멈췄다. 페레이라는 5m 거리에서 친 보기 퍼트가 실패하면서 결국 더블보기로 2타를 잃고 1타 차로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다. 공동 3위(4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페레이라는 경기 후 "긴장감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조절하기 어려웠다"며 "18번홀 티샷이 물에 빠진 게 슬프다. 다시 칠 수만 있다면~"이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페레이라가 잔인한 하루를 보내는 동안 '까치발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29·미국)는 7타 차 역전승을 거두는 기적 같은 날을 보냈다. 토머스는 178㎝, 72㎏의 크지 않은 체구지만 임팩트 순간 양발 뒤꿈치를 들어올리며 지면을 박차고 솟아오르는 '까치발 스윙'으로 320야드 안팎 장타를 날린다. 페레이라에게 7타 뒤진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토머스는 9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우승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이 뒷걸음질 치는 사이 토머스가 11·12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7번홀(파4) 버디로 3타를 줄였다.

    토머스는 이날 1오버파를 친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5언더파 275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고, 3개 홀 합산 방식으로 열린 연장에서 버디 2개를 잡아내며 승리했다.

    토머스는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 1년 2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열다섯 번째 우승을 거두며 상금 270만 달러(약 33억원)를 받았다. 2017년 PGA 챔피언십 우승 후 5년 만에 거둔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토머스는 가족과 약혼자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오늘 6번홀(파3) 티샷이 생크(골프채의 헤드와 샤프트를 이어주는 '힐' 부분에 공이 맞아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가 났지만 잘 참고 이겨냈다"며 "마지막 라운드에 생크를 내고도 우승한 건 처음이다. 참 기이한 날이다"라고 했다.

    가깝게 지내는 타이거 우즈로부터 축하 전화가 걸려오자 토머스는 "사랑해요, 타이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7타 차는 역대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나온 역전 우승 중 셋째로 큰 격차다. 1956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잭 버크 주니어(미국)가 8타 차를 뒤집었고, 1999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선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10타 차(PGA통산 최다 타수차) 역전극을 벌인 바 있다. 1999년 디오픈에서 역전패를 당한 장 방 드 벨드(프랑스)는 3타 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홀에서 샷 실수가 이어져 공을 개울에 빠트리고 나서 트리플보기를 한 끝에 연장에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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