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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진료 970만건… '환자 원하는 약처방' 서비스 등장

    김경은 기자

    발행일 : 2022.05.24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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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진료 앱, 새 기능 추가… 의약업계 "오·남용 위험" 반발

    최근 한 온라인 진료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약 처방받기'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환자가 앱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중 원하는 걸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10분 내로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해주고 약을 배달해주는 내용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전을 써주면 약국에 들러 그대로 약을 받아가던 기존 방식을 뒤집은 개념이다. 지난 14일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탈모, 다이어트, 여드름, 인공 눈물, 소염진통제 등 6가지 증상과 관련한 약품 19종이 대상이다. 이를 두고 의사는 물론, 약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약 배송 저지 전국 약사 투쟁 집회'를 열고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 준 틈을 타 각종 (진료) 플랫폼 업체가 난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비대면 진료 전화 한 통으로 약을 복용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번 쟁점 중심에 선 업체는 국내 최초로 비대면(非對面) 진료와 처방 약 배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회사 닥터나우. 2020년 12월 출범, 지난 3월 기준 월 이용자가 82만명에 달하며 30여 비대면 진료 앱 중 1위 업체다. 이번 '원하는 약 처방받기' 이용자는 지난 14~23일 10일간 전체 이용자의 약 5%. "당뇨, 고혈압, 탈모 등 만성질환으로 계속 먹던 약을 찾는 환자들이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뤄진 시한부 서비스로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 의무 유지와 더불어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며 오는 6월까지 허용된 상태. 환자 처지에선 평소 꾸준히 먹던 약을 병원 안 가고 처방받아 집에서 배송받을 수 있으니 편하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비대면 진료 활성화 움직임을 등에 업고 계속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의약업계 반대는 만만치 않다. 의사가 아닌 환자가 약을 선택하는 데 따른 오·남용 위험성이나 '의료 쇼핑'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낭비 등을 지적한다. 약사 안지원씨는 "대면 복약(服藥) 지도를 하지 않으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며 "음식은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된장찌개가 잘못 배달되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약은 잘못 와도 구별할 수 없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은 편리성보다 안전과 건강권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 A씨는 "탈모 약은 호르몬을 조절하는 방식이고 특히 다이어트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이어서 처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매번 같은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도 주기적으로 상태를 파악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적정 용량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라 해도 환자 상태나 기저 질환에 따라 복용 후 반응을 확인하고 추가 처방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닥터나우는 "의사 선생님들이 비대면 진료에서도 '의약품 안전 사용 서비스(DUR)'를 통해 이용자들이 기존에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생겨도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할 수 있어 추적이 더 쉽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DUR은 병용 금기 약물이 있는지 여부를 알려줄 뿐 환자 전체 상태는 알 수 없다"며 "배가 아프다고 해서 원하는 약을 처방해 줬는데 맹장염 등 다른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 2월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래 지난해 1월 159만2651명, 지난 3월 누적 443만여 명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 치료가 늘면서 발생한 비대면 진료 528만건을 더하면 총 970만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다. 최근엔 여성 산부인과 비대면 진료를 서비스하는 앱도 등장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클릭 한 번에 약을 처방받지만 해당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 약 먹고 문제가 생겼을 때 찾아갈 수도 없어서 비대면 진료를 플랫폼화해 산업으로 나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대다수가 전문 의약품이기 때문에 오·남용 우려나 의료 기관 알선 등 법 위반 여부는 좀 더 검토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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