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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바다'라는 것

    김다혜 2022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자

    발행일 : 2022.05.23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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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픽사의 영화 '소울'을 인상 깊게 보았다. 그중 이런 장면이 있다. 젊은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묻는다. "저는 바다라 불리는 곳을 찾고 있어요." 나이 든 물고기가 대답한다. "지금 네가 있는 이곳이 바다야." 그러자 젊은 물고기가 말한다. "여기요?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내가 찾는 건 바다라고요."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만한 의미 있는 장면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 저마다 기준을 세운다. 경제적인 풍족함, 학벌, 커리어, 이상적인 배우자 등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다양하다. 아마도 젊은 물고기는 수심과 온도 같은 바다의 조건을 상상하며 기준을 세웠을 것이다. '바다는 분명 이런 색이겠지'라거나, '그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일 거야'라고.

    나 역시 등단하면 엄청난 바다가 펼쳐질 거라 기대했다. 내가 꿈꾸는 바다는 '창작하는 삶'이었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내 글을 쓰는 삶을 바랐다. 하지만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선 통보를 받은 날의 감격이 무색할 만큼. 나는 여전히 머리를 싸매며 될 만한 글감을 찾아 헤매고 기약 없는 글을 쓴다. 바다가 아니라 아직도 그냥 물속에 사는 것 같다. 앞으로 한참을 더 가야 할 것처럼.

    나는 나이 든 물고기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아무래도 더 가야 하나 봐요." "여기가 바다라니까." "무슨 바다가 이래요?" "해류에 단단해진 비늘을 보고도 모르겠어? 진주조개가 그득하고 인어공주가 뛰노는 곳만이 바다라 생각했니? 넌 이미 바다에 살고 있었어." 생각해 보면 등단 이전에도 줄곧 습작을 해왔다. 오래전부터 '창작하는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내가 인정하지 않았을 뿐, 행복은 이미 내 곁에 있었다. 어쩌면 바다는 도달해야 하는 어떤 곳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현재를 섬세히 느껴 보는 것일지 모른다.
    기고자 : 김다혜 2022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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