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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못 잡으면 정권이 바뀐다… 호주처럼

    백수진 기자

    발행일 : 2022.05.23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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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8년9개월만에 정권 교체

    21일(현지 시각) 실시된 호주 총선에서 노동당이 스콧 모리슨 현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합을 누르고 8년 9개월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호주 ABC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표가 71% 진행된 22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노동당이 72석, 자유·국민연합이 52석을 확보했다. 하원의원 151명, 상원의원 40명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되려면 하원 과반 의석인 76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노동당이 단독 정부를 구성할지, 녹색당 등과 연정을 꾸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신임 총리가 되는 앤서니 알바니즈(59) 노동당 대표는 "호주 국민은 변화를 위해 투표했다"며 "호주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겠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양당은 투표 직전까지 초접전을 벌였다. 코로나 사태와 장기간의 고강도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여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3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이 5.1%까지 치솟으며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 가격까지 폭등하며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 모리슨 총리는 21일 밤 "알바니즈 대표에게 전화해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자유·국민연합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계인 알바니즈 대표는 호주 최초로 비(非)앵글로-켈틱계 총리가 됐다. 그는 승리 직후 "장애 연금을 받는 미혼모 아들로 태어나 시드니 빈민가 공공주택에서 자랐다"며 빈곤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사회 복지 사업에 투자하고, 기후 위기와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노동당은 아동·노인 돌봄 예산 확대, 저임금 노동자 임금 인상 지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43% 감축 등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총선에선 중국과의 관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2018년 모리슨 총리 집권 이래 대중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호주 당국은 '코로나 중국 기원설'을 조사한다고 나섰고, 양국 간 군사적 마찰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달 중국이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 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자 호주 내 '반중 정서'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자유·국민연합과 노동당은 서로 상대 정당 후보를 '중국 스파이'라 부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을 네거티브전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선 이후 대중 강경 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동당은 솔로몬 제도에 진출하려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남태평양 섬나라에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태평양 방위학교'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23일 총리에 취임하는 알바니즈 대표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선거 직후 BBC 인터뷰에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모리슨 총리 집권 이후 최악이었던 호주와 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동당이 선거를 앞두고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당내에는 호주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픽] 호주 총선 정당별 의석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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