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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책꽂이] 정은귀 번역가의 '유난히 힘든 날 읽는 시집 5'

    정은귀 번역가·한국외대 교수

    발행일 : 2022.05.21 / Books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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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앤 섹스턴, 어맨다 고먼, 루이즈 글릭 등 여성 시인의 목소리를 공들인 번역으로 소개해온 학자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미국 원주민의 노래를 찾아 읽으며 고립과 불안을 달랬다. 그걸 모아 산문집 '딸기 따러 가자'(마음산책)를 최근 펴냈다. 제목은 모호크 '인디언' 할머니의 말에서 따왔다. 정은귀 교수가 힘든 날에 읽으면 좋을 시집을 권했다.

    하루 치 에너지를 다 쓰며 사는 편이다. 유난히 힘들고 지치는 날에는 시를 더듬어 읽는다. 시집은 아무 때 아무 페이지나 열어도 되니 좋다. 가끔 뒤에서 앞으로 거꾸로 읽기도 하고 눈 감고 책을 펼쳐 오늘의 부적 같은 시를 만나기도 한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고 거기서 출발한 시들을 엮은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은 자주 새로운 눈뜸으로 지친 나를 일으켜 세운다. 못 살겠다 싶다가도 아, 기쁘게 살아야지, 한다. '상처받은 새들은 내가 키우겠다, 공연히 없는 자두나무 흔들어, 잘게 갈라 성냥개비를 만든다는, 쏙아지가 못됐어야 한다, 일단 나와 봐야 한다, 꽃피지 말라 하면 안 필 것도 아니잖니?'

    제목만 무작위로 열거해보아도 흐릿해진 눈이 트인다. 심각이 가벼워지고 답답이 시원해지고 불안이 평평해진다. 지쳐 누운 저녁, '떡은 사람이 못 되는데 사람이 어째 또 떡이 되었어?' 식구의 놀림을 들으며 끙끙 앓다가 다시 배시시 웃게 만드는 시라는 마법! 말 한마디가 척추를 곧추세우는 듯, 그렇게 시가 나를 다시 일으킨다.

    [표] 유난히 힘든 날 읽는 시집 5
    기고자 : 정은귀 번역가·한국외대 교수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78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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