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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오은영의 '토닥토닥'] 또래보다 배움 늦은 아이… 도움 주며 믿고 기다려주세요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발행일 : 2022.05.20 / 특집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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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기다려준다는 것은 모든 부모에게 쉽지 않은 일이에요. 아이의 발달을 지켜볼 때도, 아이를 교육할 때도, 훈육할 때도 부모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계속 지켜보면서, 천천히 가르치면서,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뭔가를 가르칠 때도 그래요. 다른 아이들은 다 배웠는데 우리 아이는 좀 늦습니다. 그 과정을 기다려줘야지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계속 천천히 가르치면서 "조금 늦어도 결국은 배워가면 돼"라는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부모의 기다림에는 여러 메시지가 있습니다. "다음 발달 단계로 가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그 과정에서 나는 너를 잘 지도하면서 기다려줄 거야" "네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너를 믿으면서 기다려줄 거야" 같은 것이지요. 예를 들어, 아이가 악을 쓰고 울 때의 기다림이란 "좀 조용해지면 너와 얘기할 거야. 나는 너를 자극하거나 공격하지 않을 거야. 네가 좀 진정되고 안정감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줄 거야" 하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아이를 기다려주려면 아이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아이를 나와 같게 생각하거나 나의 소유로 생각하면 기다리지 못해요. 아이가 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내가 계획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마음이 너무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탯줄이 끊기는 순간부터 아이는 나와 별개인 사람입니다.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것도,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부모와 같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 나온 지 정말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뭔가를 이해하고, 배우고, 표현하는 것이 무척 서툴고 늦고요. 하지만 이런 이유로 우리는 종종 아이를 함부로 대하기도 합니다.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는 이유만으로요. 이는 조건이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예요.

    아이가 나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한다면, 아이의 서투름과 늦음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니 아이를 존중하는 부모라면 당연히 아이를 기다려줘야만 하는 거예요. 이런 과정에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해 주는 것도 당연히 포함되겠지요.
    기고자 :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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