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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스무살 '철통 자물쇠'가 나타났다

    구리=이영빈 기자

    발행일 : 2022.05.20 / 스포츠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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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 수비수 이한범, 데뷔 1년만에 주전 꿰차… '제2의 김민재' 불려

    공중볼 경합 1위(72회), 중앙지역 걷어내기 1위(42회), 중앙지역 패스 3위(35회), 패스 가로채기 4위(72회) ….

    K리그를 주름잡는 베테랑 수비수의 기록이 아니다. 데뷔 2년 차 '풋내기' 수비수 이한범(FC서울)이 올 시즌 쌓아올리는 수치다. 2002년생으로 올해 스무 살인 이한범은 리그 내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올 시즌 K리그 최고 중앙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다. 190㎝ 큰 키로 공중볼을 잘 따내면서 '발밑'도 좋아 공격수에게 한 번에 연결되는 패스가 정확하다.

    지난 16일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본선 대표팀에 발탁됐다. 지난 12일 FC서울의 훈련장인 경기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이한범은 "새로운 환경에서 훈련하는 대표팀에 다녀오면 실력이 확 늘어 있다"며 "(23세 이하 대표팀에) 뽑히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말처럼 발탁됐다.

    ◇포지션 변경이 '신의 한 수'로

    이한범은 서울 보인고 1학년 때까지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평범한 선수'였는데, 1년 만에 키가 8㎝가량 자라 190㎝에 육박하게 되자 감독 권유로 포지션을 중앙 수비수로 바꿨다. 그때부터 고교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다. 고2 때 U-17(17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되며 첫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수비수는 재미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곳이 없어요. 잘만 막으면 최소한 팀을 지지는 않게 할 수 있으니까요."

    2021년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FC서울에 바로 입단했다. 안익수 FC서울 감독이 시즌 중반 부임하면서 신인이었던 이한범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전격 기용했다. 그리고 불과 두 시즌 만인 2022년 팀 최후방을 든든하게 책임지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그는 더불어 오스마르, 기성용과 함께 안 감독이 펼치는 '패스 공격'의 시발점으로 활약 중이다. FC서울은 코로나 집단감염 등의 여파로 3월 중순 9위까지 순위가 내려앉았으나, 이한범이 완벽히 자리를 잡은 뒤 치른 최근 7경기에서 3승 3무 1패로 상승세를 타 6위(승점 17)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번 만나면 공격 예측 가능해"

    올 시즌 FC서울을 상대하는 많은 공격수가 이한범의 빗장에 가로막혀 고전했다. 큰 체격인데도 속도까지 빠른 이한범을 제쳐내지 못했다. 그 비결에 대해 이한범은 "경기 중 선수들이 가진 특유의 버릇들이 보인다"며 "한번 붙어보면 그 뒤로는 상대의 공격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공격수는 슈팅을 하기 전에 보일 듯 말 듯 공을 조금 더 길게 끌어요. 그때 발을 뻗으면 거의 100% 슈팅을 튕겨낼 수 있는 거죠." 그럼에도 막기 어려운 공격수로는 현재 7골로 득점 3위에 올라 있는 주민규(제주)를 꼽았다. "아직 골을 허용하진 않았지만, 공을 가지고 '딱' 등지고 있는 민규형 뒤에서 뭘 할 수가 없더라고요. 엄청나게 단단한 나무 같았어요."

    이한범은 벌써 유럽에 진출한 한국 간판 수비수 김민재(26·페네르바체)와 비견되기도 한다. 둘 다 체격, 달리기 속도, 패스 정확도 등 모자라는 부분이 없는 수비수이기 때문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유럽 스카우트들이 K리그에서 수비수를 찾는다면 제일 먼저 눈에 띌 만한 선수가 이한범"이라며 "어디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는 게 가장 닮았다. 이한범이 더 성장한다면 유럽 진출과 함께 김민재와 합이 잘 맞는 대표팀 수비 파트너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한범은 "민재 형이 뛰는 걸 보면 감탄만 나온다"며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했다.

    '최고의 수비수는 경험이 만들어 준다'는 축구 격언이 있다. 이한범도 이 말을 알고 있다고 했다. "늘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경험이 부족한 지금도 좋은 수비수로 인정받고 싶어요. 더 노력해서 조만간 '경험은 아직 적지만 수비는 최고'라고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래픽] '제2의 김민재' 이한범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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