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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반갑다, '떼창'의 봄

    박솔 밴드 '솔루션스' 보컬

    발행일 : 2022.05.20 / 문화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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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이 창궐했던 동안 가장 그리웠던 건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솔루션스입니다!" 이 첫인사에 터져나오던 환호성, 나의 손짓과 음성에 따라 춤추며 노래하던 관객들.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우리 무대가 완성됨을 느꼈다.

    하나 코로나 방역수칙이란 낯선 통제가 한순간에 관객들의 목소리를 앗아갔다. 많은 공연이 취소됐고, 겨우 개최된다 한들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떼창과 대화가 사라지고 오로지 앉아서 박수만 보내는 객석은 무대 위 조명과 대조되어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마스크 뒤 숨어버린 관객 표정은 속 시원히 읽어내기가 어려웠다. 그런 공연을 마치고 나면 무언가 무대에 두고 온 듯 찜찜함이 가시질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말, 드디어 거리 두기가 한 겹 걷어진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 마스크 착용만 한다면 떼창과 함성, 스탠딩 관람도 허용됐다. 우리에게도 출연 요청이 닿았다는 소식에 가슴이 마구 뛰었다. 관객들은 어떤 표정일까.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공연이 될까. 온갖 행복한 상상이 이어졌다. 설레는 마음은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단체 대화방에는 희망곡 아이디어가 하도 쏟아져 공연곡 목록을 4번이나 수정해야 했다. 대학 시절 첫 소개팅 준비도 이렇게까지 세심하진 못했다.

    너무 흥분했던 탓일까. 정작 공연 당일에 불쑥 찾아온 긴장으로 속이 울렁거렸다. 10년 차 밴드맨의 평정심이 위태로워지는 순간, 그런 날 안정시킨 건 수많은 관객들의 눈동자였다. 비록 여전히 마스크 너머였지만, 코로나 전과 다름없이 반짝이는 눈동자들은 그렇게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이윽고 터져나온 떼창. 나는 안심했고, 깨달았다. 정말 봄이 왔구나. 다들 나만큼이나 기다렸구나.

    뮤지션에게 라이브 무대는 음악으로 관객과 직접 대화하는 소중한 공간이고, 관객들에겐 내가 당신의 음악을 얼만큼 사랑하는지 마음 놓고 표현하는 특별한 세계다. 그런 우리가 서로의 소리를 온전하게 들을 수 없던 지난 3년은 마치 긴 겨울과도 같았다. 물론 우린 아직 마스크로부터 온전히 해방되지 못했다. 하나 그날 축제에 모인 이들은 다시 돌아온 떼창과 함께 무대를 휘젓던 뮤지션들을 보며 느꼈을 것이다. 진정 즐길 줄 아는 풍류의 민족이 다시 부활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고자 : 박솔 밴드 '솔루션스' 보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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