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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가 70%?… 신흥 플랫폼(메타버스·NFT)이 너무해"

    이벌찬 기자

    발행일 : 2022.05.19 / 경제 B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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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도한 수수료에 창작자들 불만

    고릴라 캐릭터들을 NFT(대체 불가능 토큰) 작품으로 만든 '메타콩즈' 프로젝트는 개당 가격이 2000만원이 넘을 만큼 인기다. 원래는 카카오 계열인 '클레이튼' 기반이었는데 지난 4일 이를 '이더리움'으로 갈아탔다. 이유는 클레이튼이 소위 '가스비'라고 불리는 NFT 거래 수수료를 최근 30배나 기습 인상했기 때문이다. 기존 수수료가 20원이었다면 600원 수준으로 껑충 뛰게 된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3차원 가상 공간), P2E(돈 버는 게임), NFT 거래소 등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각종 신흥 플랫폼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도한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구글·애플 앱장터가 매기는 최대 30% 수수료보다 높은 요율을 책정하거나, 판매·환전 등 각종 명목으로 이중 삼중 수수료를 떼어가면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70% 넘는 고액 수수료에 출금도 제한

    메타버스 수수료 논란의 중심에는 '메타(옛 페이스북)'가 있다. 지난달 이 회사는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 '호라이즌 월드'에서 이용자가 창작한 가상 아이템 거래를 허용한다면서, 여기에 최대 47.5%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자가 아바타 의류, 액세서리 등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박물관·쇼룸 등을 만들어 '출입 티켓'을 팔 수 있는데 그때마다 5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 사이에선 "미래엔 메타가 모든 사람의 월급의 절반을 빼앗아 갈 것"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필수 게임'으로 유명한 메타버스 서비스 로블록스 역시 70%가 넘는 수수료로 악명이 높다. 로블록스는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올리는 창작 게임들의 집합체다. 이용자들은 가상화폐로 각종 게임용 아이템과 유료 게임 입장권 등을 산다. 로블록스는 그때마다 게임 창작자로부터 판매가의 71.9%를 수수료로 뗀다. 현재 950만명에 달하는 창작자를 둔 로블록스는 지난해 19억1918만달러(약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러 명목으로 수수료를 떼고 또 뗀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게임 업체 위메이드가 작년 8월부터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P2E '미르4 글로벌'은 게임 내에서 코인으로 캐릭터·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게임사는 판매 수수료로 5%를 떼고, 이를 현금화 가능한 가상화폐 '위믹스'로 환전할 때 0.9%의 수수료를 재차 매긴다.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NFT 거래소인 오픈시는 5%의 수수료와 별도로 메인넷(블록체인 플랫폼)에 지불하는 '가스비'를 작품 한 건당 0.03~0.05이더리움(약 10만~20만원)씩 받는다.

    창작자들의 출금도 자유롭지 않다. 네이버Z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선 이용자가 아바타의 패션 아이템을 제작해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43만원의 누적 수익을 기록해야만 출금이 가능하다. 패션 아이템 한 개의 가격이 보통 3~6젬(약 260~520원)이니 최소 1500개는 팔아야 하는 것이다. 2020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네이버에서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한 창작자는 200만명에 이르지만, 이 같은 제한 때문에 실제로 수익을 현금화한 숫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 시 불공정 생태계 우려"

    신흥 플랫폼들이 이처럼 높은 수수료를 매기는 것은 적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플랫폼별로 많게는 수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만큼 서버 유지와 서비스 개발·보수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는 것이다. 2억50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로블록스 역시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억9510만달러(약 61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배 규모다. 메타는 작년 4분기 메타버스 분야에서만 10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다년간 막대한 비용을 투자, 창작자들의 디지털 제작 도구와 판매 공간을 마련한 만큼 수수료가 마냥 높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반면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신흥 플랫폼 가운데 독점적 지위를 갖는 플랫폼이 나오면 높은 수수료 정책을 이용해 불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래픽] 주요 신규 플랫폼의 수수료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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