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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 '일회용컵 보증금제' 골머리… "300원 대란 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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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2.05.18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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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8000개 카페에서 내달 10일부터 시행

    "소상공인들 죽으라고 절벽으로 떠미는 거냐"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데 회수용 컵에 붙일 라벨 돈 들여서 주문해 일일이 붙이고 회수하고…. 전부 책임지라는 말이냐."

    환경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에 지난 2주간 43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와 관련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올린 불만의 글들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는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구매할 때 300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내고,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돌려주는 제도이다. 2019년 환경부가 발표한 일회용품 줄이기 로드맵에 따라 오는 6월 10일부터 스타벅스·이디야커피·파리바게뜨·롯데리아 등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105개 브랜드, 전국 3만8000여 매장에서 시행된다.

    가맹점주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보증금 적용 대상 사업자와 구체적 실행 방안이 2월 말에야 발표된 탓에 결제 시스템 구축, 빈 컵 회수·보관 방법 등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결제 시스템 개발할 시간조차 촉박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당장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고객이 내는 보증금 300원은 나중에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음료 등 판매 상품 매출과 따로 입력돼야 한다. 지난 2월 말, 환경부 발표로 제도 시행 대상이 된 업체들이 부랴부랴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신용카드, 현금, 간편결제, 포인트 등 결제 수단별로 제각각 시스템을 개발하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각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단말기 시스템도 제각각이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입점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백화점 결제 시스템과도 연동시켜야 한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일부 결제 수단은 시스템 개발을 하지 못한 채 제도가 시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보증금을 낸 고객 수와 컵을 반환하고 보증금을 받아간 고객 수가 일치하지 않을 때 남는 금액을 어떻게 회계 처리해야 할지, 가맹점별로 동전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업체들은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서 자신들이 판매할 일회용 컵 수량만큼의 재활용 라벨 스티커를 구매해야 한다. 라벨 스티커 값은 개당 6.99원이고, 컵이 표준용기이면 4원, 비표준용기이면 10원의 처리지원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음료 한잔을 팔 때 11원 혹은 17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매출에서 음료 비율을 따져보면 스타벅스는 한 달에 2500만잔, 엔제리너스는 한 달에 500만잔 정도의 음료를 판다. 이 중 절반이 테이크아웃이라고 가정했을 때 스타벅스는 최소 연간 16억5000만원, 엔제리너스는 최소 3억3000만원을 스티커 구매 비용으로 써야 한다. 업체들은 "2002년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을 때 일회용 컵 회수율은 37%에 불과했다"며 "처리지원금을 선지급하라는 것은 관련 비용을 업체들에 떠미는 것"이라고 말한다.

    추가로 드는 인건비는 오롯이 가맹점주들의 부담이다. 한 점주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반환된 일회용 컵의 바코드를 일일이 찍어 반납 처리를 하고, 수거한 컵을 세척하기 위한 인력 부담과 관련 비용은 어떻게 보상할지 의문이다. 가맹점도 결국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같은 처지다"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하기도 했다.

    ◇더운 여름철 위생 문제도 걱정

    여름철을 앞두고 위생 문제도 대두된다. 과일 주스나 요거트, 우유를 넣은 커피류의 일회용 컵을 물로 헹궈낸다고 해도 해당 성분이 컵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더운 여름철에는 금세 악취를 풍기고 벌레가 꼬이는 게 사실이다. 자영업 소상공인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점주들은 "이제 폐지나 병 대신 개당 300원짜리 일회용 컵을 주우러 다니는 사람이 더 많아질 텐데 쓰레기통에서 꺼내온 컵, 오물이 묻은 컵까지 보증금 돌려주고 닦아서 모아 놔야 하느냐" "바쁜 시간에 수십 개 컵을 반납하겠다고 오면 장사는 어떻게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저가 브랜드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는 한 가맹점주는 "커피 한 잔에 2000원 안팎을 받는데 보증금을 300원까지 내라고 하면 보증금 적용 대상이 아닌 곳을 찾지 누가 우리 가게로 오겠느냐"고 말했다.

    [그래픽]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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