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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치매, 갑자기 찾아오지 않아
보통 경미한 인지장애부터 나타나

현관 앞에서 출입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멍하게 서 있거나, 누군가에게 전화했는데 용건이 생각나지 않아 민망했던 일화 등 일상에서 '기억'의 문제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단순 건망증으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오랜 시간 지속한다면 '뇌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뇌와 관련해 가장 대표적이고 널리 알려진 질환은 치매다. 치매에 걸리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인지·기억 능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심해질 경우 언어 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인지 기능의 이상을 동반한다. 치매는 갑작스럽게 걸리는 질병이 아니다. 대부분 경미한 인지 기능에서 문제가 나타난다. 그러다 서서히 증상이 악화하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치매에 다다른다.

◇뇌 신경세포 쇠퇴하면서 생기는 질병… 가족 전체에 경제·사회적 惡영향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등이 있다. 자세한 문진과 신경 심리 검사, 혈액 검사, 뇌 영상 검사(CT· MRI·PET), 뇌파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진단받는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력이 감퇴할 뿐만 아니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인격 등 다양한 정신 능력 장애가 동반돼 지적 기능이 감퇴한다. 뇌 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이 치매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흔히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두뇌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뇌 조직이 소실되고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이유는 해당 질환이 개인 건강 문제를 넘어 가족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치매 환자가 있다면 가족 중 누군가는 생계 활동 대신 환자를 돌보거나 간병비 등 경제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근원적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가정 전체의 삶이 어려워진다.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발전 가능성 커

다행히도 노인성 치매는 갑작스럽게 찾아오지 않는다.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혈관과 세포가 서서히 쇠퇴함에 따라 경미한 인지장애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매 이전에 쉽게 찾아오는 뇌 기능 질환은 '경도인지장애'다. 이는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 기능장애가 일부 있지만,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주관적 인지장애'는 기억력이 다소 저하되지만 인지 기능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65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은 10~20％가량이다. 환자의 20％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는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유무에 따라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된다. 최근 학계는 '주관적 인지장애'에 주목하고 있다. 주관적 인지장애가 발생하면 인지 능력 검사 등에서는 정상 수준의 뇌 기능을 보이나, '기억력이 떨어졌다'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잦아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인지 능력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챌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뇌기능개선제 복용으로 치매 예방

뇌 기능이 악화한 초기 단계에도 뇌기능개선제 복용 등을 통해 혈관 위험 인자를 조절하는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 윤보라 건양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 등 치매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하거나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느껴질 경우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인지 기능과 뇌 질환 여부를 정확히 진단받아 초기 단계부터 예방 및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기능개선제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아세틸콜린이다. 아세틸콜린 전달 촉진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세포 사이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등 뇌 관련 질환에 쓰이는 전문 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을 통해서만 복용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 위염 등 소화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졸음·불면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영양제로 복용하는 혈액순환제도 뇌기능개선제로 널리 사용된다. 뇌 기능 개선과 관련해 혈액순환개선제로 쓰이는 성분은 은행잎 추출물이다. 은행잎 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 보호 효과 등 두 가지 측면에서 좋다.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 혈액 점도를 낮추면서 혈관을 확장해 혈액 이동을 원활하게 한다. 항산화 작용은 뇌세포 및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흐름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뇌혈관에 흐르는 혈액량을 늘려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을 제공한다. 주로 인지 기능장애 개선을 위해 쓰이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로 만든 혈액순환개선제는 SK케미칼의 '기넥신', 유유제약의 '타나민'을 포함해 총 40여 개가 있다. 가장 많이 판매·처방되고 있는 제품은 기넥신이다. 30여 년간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받았다. 최근 SK케미칼은 하루 한 번 섭취로 뇌 기능 개선에 필요한 성분을 제공하는 기넥신 240㎎ 고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기고자 : 진현경 메디컬 리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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