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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시대의 생존능력은 날카로운 돌이나 뾰족한 창 등을 정확히, 빨리, 멀리 보내는 힘에 달려 있었다.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북경원인(北京原人)'은 던지는 힘이 침팬지보다 4배 이상 강했다. 이 능력이 육식(肉食)을 가능하게 했고, 육식은 칼로리 소모가 많은 뇌를 발전시키는 기틀이 됐다. 만일 던지는 능력이 없었다면 돌이나 창을 이용한 사냥은 불가능했으며, 인간이 영장류(靈長類) 세계를 지배하는 일 또한 결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영장류인 침팬지와 인간의 어깨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인간의 가슴은 침팬지보다 훨씬 더 넓다<그림 참조>. 또 어깨를 움직이고 등과 가슴까지 연결하는 근육들의 형태가 바뀐 것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팔의 운동 반경을 넓히고, 회전시키는 힘과 탄성력을 강하게 하기 위한 생존 적응력이다.

인간의 어깨는 '내리치는 힘'이 아닌 '던지는 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던지는 형태의 운동은 어깨뿐 아니라 등과 가슴 근육의 강한 탄성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탄성 때문에, 물체를 던지는 중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어깨 관절에 감당하기 어려운 마찰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것이 어깨 통증의 주원인이 된다.

우리는 골프나 야구 등에서 공을 더 멀리 날리기 위해 상반신뿐만 아니라 거의 온몸으로 스윙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공을 던지거나 스윙하고 난 후 어깨가 아프다'는 결과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어깨 통증 부위에 주사를 맞고 심지어는 수술까지 받는다. 이것은 대증적(對症的·근본적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만 조처)이라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공을 던질 때는 가슴과 견갑골, 그리고 어깨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어깨를 둘러싼 부위의 융·복합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어깨를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MRI 촬영과 같은 정밀 검진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가슴·견갑골·어깨를 잇는 근육의 움직임과 이에 따르는 문제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우리 몸의 각 부분에는 센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센서들은 문제가 생기면 경고등을 켜고 사이렌도 울려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어깨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센서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통증 센서'이고, 또 하나는 '움직임 센서'이다. 단순히 어깨의 움직임만 본다면 '통증 센서'는 어깨 관절 중에서도 윗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반해 '움직임 센서'는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그래서 어깨 통증 치료는 환자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관절 윗부분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통증 센서'들이 사이렌을 울리는 위치는 결과가 나타나는 곳일 뿐이다. 만성 질환은 '움직임 센서' 이상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움직임에 대해 알지 못하면 통증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그냥 건너뛰기 십상이다. '통증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고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비록 경고등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움직임 센서'의 소리 없는 아우성까지 알아채 치료해야 한다.

어깨가 아픈 것을 흔히 '오십견'이라 하는데,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다. 어깨 움직임이 조금씩 망가지다가 통증이 극명해지는 시기가 50대에 많다는 의미이다.

50대에 어깨가 아픈 이유는 '고릴라 자세'로 퇴화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슴이 넓고 어깨 관절이 보다 앞쪽에 위치하므로, 팔을 옆으로 프로펠러처럼 돌릴 수 있다. 그렇지만 나이 들면서 '거북목'이 되고 가슴도 굽는다. 인간만의 특징인 완전 직립(直立) 자세가 고릴라 같이 구부정한 모습으로 변해 간다. 이렇게 되면 어깨 관절 사이의 충돌이 빈번해지는데, 이 상태에서 팔을 프로펠러처럼 돌리니 아플 수밖에 없다. 오십견을 피하려면 '젊음의 상징'이라 불리는 등과 가슴 근육, 즉 호흡근(呼吸筋)을 단련해야 한다.

호흡근이란 호흡에 관여하는 모든 근육이다. 호흡근을 살리면 흉추의 곡선이 살아나고, 흉추의 곡선이 만들어지면 거북목은 저절로 교정된다. 젊어서부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쉰 즈음에 가슴과 견갑골 근육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호흡근을 관리하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윤문식과 안강의 호흡 운동법'을 참고하면 좋다. 지금 당장, 나이 불문하고 호흡근 단련을 시작해보자. 기고자 : 안강 안강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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