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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코로나) 조사 6개월, 환자샘플도 못모은 질병청

    안영 기자

    발행일 : 2022.05.17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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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는 확진자 1000명 추적조사… 이제 700여명 자료 확보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코로나 후유증 환자가 국내에만 최대 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부가 6개월째 거의 관련 대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나중에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을 통해 '코로나19 임상 기반 후유증 양상 분석 연구'를 시작했다. 코로나 후유증 환자 1000명을 분석해서 이를 토대로 후유증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 정부가 코로나 후유증 관련 연구 용역을 4차례 진행하긴 했지만 이번 연구가 인원 규모로는 가장 크다.

    그런데 16일 기준 700여 명 자료를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3~6개월의 추적 관찰을 위해선 환자 표본을 빠르게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국 14개 의료기관에서 각각 임상연구심사위원회 심의를 받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연구비도 문제다. 이번 연구를 위해 14개 의료기관에서 대표 연구자 1명과 간호사 1명씩 28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연구비는 연 1억원. 연구팀 내에선 "정부가 코로나 후유증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게 맞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를 포함, 정부가 코로나 후유증 분석과 관련해 책정한 예산은 14억2000만원. 미 국립보건원이 지난해 앞으로 4년간 코로나 후유증 연구에 11억5000만달러(약 1조4783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영국은 정부 주도로 90개 병원을 후유증 클리닉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립호흡기질환임상연구센터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코로나 치료를 받고 퇴원한 1119명을 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기간 자체도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애초 이번 연구는 올 연말(12월 14일)까지로 기한을 잡아놓고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코로나 후유증 환자가 나날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연구하고 그 이후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건 너무 한가한 발상"이라고 비판이 나온다.

    이미 민간에선 코로나 후유증 연구에 적극적이다. 서울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방문한 968명의 증상을 분석한 조사 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3040세대가 456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605명은 여성으로 남성의 두 배로 나타났다. 온라인 문진 제출자 272명 중 194명(71%)은 3가지 이상 복합 증상을 호소했고, 225명(83%)이 기침 증상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서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운영 중인 명지병원 역시 후유증 환자 1600명에 대해 11개 과가 협진한 결과를 공개하며 지난달 27일 심포지엄까지 열었다. 후유증 초기에는 코막힘 없는 후각 손실 등이 나타났고 중증 환자에게서는 심근 손상도 보고됐다. 젊은 층은 집중력 상실과 피로, 고령층은 2~3개월까지 섬망과 인지 저하 등이 나타났다. 격리 해제 후 3개월 이후부터는 우울과 불안 등 정서적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도 늘었다. 이 병원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이렇게 다양한 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은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4일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실천과제별 이행계획'을 통해 올 하반기 소아·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후유증 장·단기 관찰 연구를 개시하고 오는 8월 후유증 환자 진료·상담 의료기관을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후유증 문제는 향후 의료 자원에 큰 부담을 지우고 사회 전반에 여러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는 구체적 연구가 하루빨리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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