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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 1건 보수 40만원 불과, 일괄 지원보다 선택·집중 필요＂

법무부는 지난해 7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던 공공 법률 구조(救助) 확대 사업을 통해 일부 피의자들이 수사를 받는 단계부터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변협 등 변호사 단체 중심으로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현재 법률 개정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얼핏 보기엔 좋은 취지로 보이는 이 법안에 변호사들이 반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현재의 법률 구조 제도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선변호 제도는 주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는 여기에 더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수사 초기부터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지금 시행되고 있는 제도조차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비스를 받는 피고인이나 구속 피의자, 피해자들은 국선변호사들이 불성실하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변호사들은 보수가 너무 적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경험이 있는 변호사 A(42)씨는 "국선변호사들이 피해 사건 하나를 맡고 받는 보수는 40만~50만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법무부에 문의하니 형사공공변호인 제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이 50억원, 예상 사건은 2만건"이라며 "평균으로 배당되는 금액이 건당 25만원으로, 피의자 조사 참여 등 투입되는 시간을 평균적으로 20시간 잡으면 시급으로 따졌을 때 1만250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는 데 반대하는 변호사는 없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해자도 제대로 보호가 안 되는데 자력이 충분한 피의자까지 돕는 것을 납득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 회장은 "선택과 집중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을 특정해, 이들에게 양질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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