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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
경영책임자 범위 등 개념 모호

올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새롭게 형성된 법률시장을 놓고 로펌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사업주와 최고경영자(CEO)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안전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을 높였다는 측면이 있지만 '경영책임자'의 범위 등 핵심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불확실성은 기업의 '사법 리스크'를 높여 로펌을 찾게 하고 있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발빠르게 전문가들로 꾸려진 '중대재해팀'을 만들어 법률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율촌은 작년 6월 '중대재해센터'를 발족시켰다. 산업안전·중대재해·형사·부동산건설 등 관련 분야의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를 투입하고 고용노동부와 일선 노동청 출신들을 고문 및 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김앤장은 국내 최대 규모(약 120명)의 중대재해 대응 그룹을 꾸려 '사전 컨설팅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중대재해법 취지에 맞게 경영책임자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조직구조와 안전보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자문에 응한다.

세종은 50여 명 전문가로 이뤄진 '중대재해 대응센터'를 신설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소송 총괄 변호사였던 김동욱 변호사가 센터장을, 고용노동부에서 30년간 근무하며 산업안전과장 등을 지낸 문기섭 고문이 부센터장을 맡았다.

갑작스럽게 중대재해가 발생해 '초동 대처'가 필요한 기업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에 집중하는 로펌들도 있다.

태평양은 국내 로펌 중에서 처음으로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종합상황실'을 포함한 중대재해 대응본부를 만들었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대응팀을 급파하고 이후에는 변론 대응팀과 수사 대응팀 등 세분화된 전문팀이 동시에 가동된다.

광장도 다수의 산재 사건에서 높은 승소율을 보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대재해 1호 사건으로 불리는 '경기도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 등의 현장에 대응팀을 초기부터 투입하는 등 안정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우는 '선(先)철저, 후(後)신속 대응체계'를 기조로 비상대응팀과 중대재해CPR(예방·대응)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로펌 최초로 중대재해법 해설집을 펴내는 등 선도적 대응을 해왔다.

YK도 '중대재해센터'를 꾸리고 전국 14곳에 있는 사무실을 통해 기민한 초동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법관을 지낸 박시환 고문 변호사의 지휘 아래 서울 본사와 지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법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00일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이 법의 의무 사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곳은 50.6%에 불과했다. 바른은 각 기업의 예산 등을 고려해 기업별 상황에 맞는 '맞춤 설루션'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안전 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법.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올해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먼저 적용됐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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