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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兆 투입해 LNG터미널 등 조성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 단지인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 인근 묘도(猫島)에 '탄소 중립 에너지 클러스터'를 표방하는 '에코 에너지 허브'가 조성된다. 주변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연료로 재가공하는 시설과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수소 생산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수·광양만권 공업지역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수소 생산, 천연가스 발전, LNG 거래 등 다양한 탈(脫)탄소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수産團 탄소 중립 앞당긴다

수년 전 온실가스 감축이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 유럽, 중국 모두 2050년을 전후해 실질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넷 제로(net zer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과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온실가스 관리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여수산업단지는 GS칼텍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국내 대표 화학 기업이 모여 있어 국내 산업단지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이 지역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작년 12월 전라남도와 여수시는 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 발전(發電) 공기업 및 학계와 함께 묘도 탄소 중립 에너지 클러스터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묘도에서는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항만 재개발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다. 중견 건설사인 ㈜한양이 부지 개발을 진행하고, 여수산단 입주 기업과 서부발전 등 공기업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 사업은 이 항만 재개발 사업 부지에 LNG 터미널과 천연가스 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 및 이용 설비(CCUS), 수소·암모니아 터미널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균형 발전 지역 공약'의 전라남도 15대 정책 과제에도 포함됐다.

에코 에너지 허브가 가동되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화석 연료의 대체재인 수소를 생산하게 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배(倍)로 높일 수 있게 된다. 전라남도는 향후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에 LNG 거래소, 데이터 센터까지 접목해 여수산단과 묘도를 중심으로 한 '탈탄소 산업 밸류체인'의 구심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일자리 14만개, 31兆 경제 효과 기대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는 2030년까지 총 15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자 측에서 추산한 고용 유발 효과는 14만3000명, 생산 유발 효과는 31조원에 이른다. 한양 관계자는 "에너지 신산업 육성으로 여수산단의 산업 용지 부족 및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민간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탄소 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에도 들어맞는 만큼,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묘도 에코 에너지 허브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묘도에서 생산한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바다 건너편 여수산단 기업들에 공급하거나 산단에서 배출한 탄소를 묘도로 가져오려면 해상 파이프 연결이 필수적이다. 또한 묘도에 들어설 대규모 생산 설비를 효율적으로 가동하려면 송전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더 많은 기업이 모여들 수 있게끔 묘도를 산업단지로 지정하거나, 물자 운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소 전용 항만으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래픽] 묘도 에코에너지 허브 개요 및 위치도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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