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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어떤 시] (70) 늦봄에 화창한다-제2수(和春深-其二)

    최영미 시인 이미출판 대표

    발행일 : 2022.05.16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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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봄에 화창한다-제2수(和春深-其二)

    어디에서 무르녹은 봄을 좋아할까?
    빈천에 쪼들리는 집에 봄이 깊었으나
    황량한 뜰 안 길 풀이 마구 자랐고,
    사방 둘레에 시들은 꽃 흩어졌네
    남편은 밭갈이에서 지쳐 돌아왔거늘,
    아낙은 나가 고생스런 품팔이하네
    곤궁에 빠진 그들에겐 평탄한 길도,
    포야(褒斜)언덕보다 험난하여 걷기 힘드네

    -백거이(白居易·772~846)(장기근 옮김)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지은 오언율시. 포야(褒斜)는 중국 섬서성에 있는 험준한 계곡이다. 5행의 '남편'(한시 원문은 '奴')을 '종'으로 해석한 번역도 있는데 부인이 품팔이를 하는데 종을 부렸을까? 원진(元稹)이 쓴 '봄이 깊다(春深)'라는 시에 화답하여 지었다 하여 화춘심(和春深)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같은 제목의 시가 8수 있는데, 봄에 놀고 즐기는 사람들을 그린 제1수와 비교해 읽으면 풍유(諷諭)의 뜻이 더 명확해진다. "부귀를 누리는 집에 봄이 깊었으니/(…)비단옷 걸친 미녀들이 대오를 짜고/ 금은보배 장신구로 수레를 장식했네/ 그들 앞에 고생되는 일 없거늘/오직 해가 짧아 걱정이리라!"(늦봄에 화창한다-제1수) 부귀한 집안과 빈천한 집의 봄을 실감나게 대비시킨 솜씨도 뛰어나거니와, 어려운 백성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나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기고자 : 최영미 시인 이미출판 대표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70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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