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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물먹은 20세, 국내 골프를 뒤흔들다

    민학수 기자

    발행일 : 2022.05.16 / 스포츠 A2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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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희민, KPGA대회 우승… 19세 황유민은 KLPGA 준우승

    '골프공은 그 공을 치는 골퍼의 나이를 모른다'고 한다.

    베테랑이 노익장을 과시할 때 주로 쓰는 말이지만, 반대로 경력은 짧지만 패기와 용기를 갖춘 새파란 젊은 골퍼가 활약할 때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15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는 신인 장희민(20)이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것도 코스 세팅이 까다로워 언더파 점수가 3명밖에 나오지 않은 골프장에서 백전노장처럼 침착한 경기로 4타 차 우승을 거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는 앳된 얼굴의 열아홉살 황유민(한국체대)이 지난해 6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했던 박민지(24)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다 준우승을 차지했다. 황유민은 가냘파 보이는 체격인데 챔피언조에서 가장 긴 26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쟁쟁한 언니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갔다. 봄날처럼 피어오른 '영건들' 활약에 대회장을 찾은 많은 팬이 즐거움을 만끽했다.

    ◇장희민 "얼떨떨하다… 성재 형에게도 고마워"

    장희민은 이날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여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 공동 2위 김민규(21)와 이상희(30)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올해 신설된 우리금융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오른 장희민은 상금 2억6000만원을 받으며 단숨에 상금 순위 3위가 됐고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떠올랐다.

    장희민은 15세 때 영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나 19세까지 머물며 당시 유로프로투어(현재 DP월드투어 3부 투어)에서 활동했다. 코로나 사태로 귀국한 그는 2020년 KPGA 정회원으로 입회하고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를 거쳐 올해 코리안 투어에 입성했다. 지난달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공동 17위에 오른 데 이어 코리안투어 두 번째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장희민은 코로나 확진으로 이번 대회를 기권한 임성재(24)와 나란히 최현 코치에게 배우고 있다. PGA투어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임성재가 귀국할 때마다 함께 훈련하며 많은 걸 배운다고 한다. 장희민은 "첫 우승이 빨리 와 얼떨떨하지만, 성재 형을 볼 때마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다는 확신을 갖고 연습했다"며 감격해했다. 장희민의 침착함은 17번 홀(파4) 위기 상황에서 빛났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 아슬아슬하게 OB(아웃오브바운즈)를 면했지만, 레이업을 한 뒤 122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홀 1m 거리에 붙여 우승을 사실상 확정 짓는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황유민 "언니, 다음엔 내가 우승할래요"

    황유민은 경기도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 17번 홀까지 박민지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2만명의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승부가 갈렸다. 박민지가 102m를 남겨 놓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갔지만, 97m 거리에서 친 황유민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떨어졌다. 황유민이 보기에 그쳤지만 박민지는 파 퍼트를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민지는 "(황)유민이가 너무 잘 쳐서 졸았다"는 말로 국가대표 후배인 황유민을 칭찬했다. 황유민은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도 "다음엔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박민지는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통산 11승째를 올리며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았다.

    황유민은 황정미(23), 정윤지(22)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황유민은 세계 여자 아마추어 랭킹 4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초청선수로 참가한 한국여자오픈 4위, 박세리인비테이셔널 7위를 기록하는 등 '프로 잡는 여고생'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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