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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파랑새에게 자유를 허하라"

    신수지 기자

    발행일 : 2022.05.13 / W-BIZ B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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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열도 삭제도 없는 트위터 꿈꾸는 머스크, 55조원짜리 실험은 성공할까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인수가 소셜미디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트위터는 일간 사용자가 2억2900만명 수준으로, 페이스북(19억명)·틱톡(10억명) 등 다른 소셜미디어보다 규모는 작다. 그러나 전 세계 정치인과 유명인이 애용해 여론 주도력에선 압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트위터는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적자 기업이다. 머스크는 이런 트위터를 시장 가치보다 38% 비싼 440억달러(약 55조726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인수 자금을 충당하려 테슬라 주식 960만주(약 85억달러)를 팔아치웠고,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계획이다. 이 여파로 테슬라 주가가 하루 만에 12% 하락하기도 했다.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적자 기업을 떠안기로 했지만,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대신 그는 '표현의 자유'를 트위터 인수 동기로 내세웠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이라며 "트위터가 전 세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믿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9000만명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파워 트위터리안'인 머스크는 수년 동안 트위터의 검열과 규제를 비판해왔다. 전방위적인 소셜미디어 규제 강화 흐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머스크의 55조원짜리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검열 없던 초기 트위터로

    트위터 창업 초기 딕 코스톨로 CEO를 비롯한 임원들은 트위터를 '표현의 자유당의 표현의 자유파(the free-speech wing of the free-speech party)'라고 일컬었다. 전 세계 누구나 트위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검열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질수록 혐오와 폭력 선동, 허위 정보 등에 대한 규제 요구가 높아졌고, 트위터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경론을 포기해야 했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가짜 뉴스 확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트위터는 트윗 삭제·계정 정지 등 검열 정책을 강화했다. 트위터 이용 정책 위반을 이유로 트윗이 삭제된 계정은 지난해 상반기 591만개로, 2019년 상반기(191만개)의 세 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용을 정지당한 계정은 68만개에서 124만개로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트위터의 콘텐츠 개입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선 검열 기준이 편향되거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위터는 2020년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의 추문을 기사화한 뉴욕포스트 트위터 계정을 정지했다가,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검열했다는 비판이 일면서 정지 조치를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시켜 논란에 휩싸였다.

    자칭 '표현의 자유 절대론자'인 머스크는 트위터의 검열 정책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테드(TED) 콘퍼런스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포괄적인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본인의 생각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인식과 현실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의는 트위터를 포함한 주요 소셜미디어가 채택하고 있는 수준보다 훨씬 광범위한 정의다. 머스크는 "(법을 위반했는지) 애매한 영역이라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트윗이 그대로 존재하도록 놔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트윗 삭제를 지양하고, 계정 영구 정지에 대해선 신중하고자 한다"고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성공하자 미국 보수 진영은 환호했다. 미국 보수 진영은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 개입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해왔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10명 중 7명(69%)은 '주요 기술 기업들이 보수주의자보다 진보주의자의 관점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보수와 진보의 관점을 동등하게 지지한다(52%)'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상원 의원은 "빅테크 기업들은 다른 관점을 가진 사용자를 검열해왔다"며 "머스크가 이 같은 빅테크의 역사를 바로잡아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알고리즘 장난질 막는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폐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알고리즘 투명성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알고리즘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콘텐츠를 노출할지 결정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런데 이 알고리즘이 그 자체로 편향성을 갖고 있어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은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들을 극단으로 치닫게 해 중도 좌파는 극좌파로, 중도 우파는 극우파로 유도한다"고 폭로했다. 또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이 허위 정보를 유통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수익을 추구하려고 알고리즘 변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픽]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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