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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북한 코로나

    김민철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5.13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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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난해 2월 주중 대사에 내각 부총리를 지낸 리용남을 임명했다. 리 대사가 베이징에 도착해 신임장을 제정했지만 전임 지재룡 대사는 1년 넘도록 아직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코로나 봉쇄 때문이다.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 206개 회원국 중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한 유일한 나라였다. 북한의 코로나 봉쇄는 세계에서 가장 지독했다.

    ▶북한이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지 2년 3개월 만에 결국 코로나에 뚫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12일 김정은 참석하에 정치국 회의를 열고 "우리의 비상 방역 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 사건이 발생했다"고 실토한 것이다. 김정은도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이 회의에 등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북한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과도 다르다. 중국은 효과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자체 개발한 백신을 국민들에게 접종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이 87%다. 그동안 확진자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국제기구 코백스(COVAX)가 주겠다는 백신조차 수용을 거부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나라는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2곳뿐이다. 에리트레아는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독재국가다.

    ▶북한은 환자 검체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BA.2,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 했다. 이 바이러스는 중증도가 낮다고 하지만 백신 접종과 집단감염이 어느 정도 됐을 때 얘기다. 북한처럼 면역 수준이 제로에 가깝다면 스텔스 오미크론도 치명적일 수 있다. 더구나 북한처럼 의료 시설이 최악이고 주민 영양 상태도 안 좋은 상황에서 유행하면 더 파국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2019년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들어오자 북한의 양돈 산업은 거의 씨가 마를 정도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북한은 2015년 메르스, 2003년 사스, 심지어 2014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했을 때도 국경 폐쇄로 대응했다.

    ▶북한이 '코로나 발생'을 공개한 것은 국제사회에 백신과 약을 달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방역 지원을 요청했을 때 백신을 주기도 힘들다.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은 영하 20도 콜드 체인을 갖추어야 하는데 수시로 전기가 나가는 북한에서 쓸 수 없다. 그런 냉장고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나마 알약 치료제를 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폭정에다 코로나까지 덮쳐 신음할 북한 주민들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
    기고자 : 김민철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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