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34) 뉴요커들의 청혼 레스토랑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발행일 : 2022.05.12 / 여론/독자 A3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코로나 상황이 엔데믹으로 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그동안 제한되던 공연, 모임, 여행 등이 활발하게 재개되고 있다. 결혼식도 그중 하나다. 뉴욕 예식 공간과 피로연장들의 예약이 바빠지고, 여러 곳에서 청첩이 도착한다. "뉴욕에서 결혼하려면 우선 레스토랑을 예약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냐하면 결혼식장, 사진 촬영, 웨딩드레스, 신혼여행, 꽃, 주례가 결정되어 있어도 레스토랑을 예약하지 못하면 청혼 자체를 할 수 없고, 청혼을 하지 못하면 결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뉴요커들이 약혼반지를 준비하고 선택하는 두 장소가 있다.

    하나는 1969년에 문을 열어 50년이 넘은 'OIBL, TIBS' 레스토랑이다. "One if by Land, Two if by Sea"의 약자로, "적군이 육지에서 공격하면 불을 한 번, 바다에서 공격해 오면 두 번 깜박거려라"는 뜻의 암호다. 이 레스토랑 건물을 독립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이 맨해튼을 수비할 때 본부로 사용했던 연유로 당시의 암호를 상호로 사용하고 있다. 정원이 보이는 실내와 숨겨진 계단 뒤편의 환한 방은 네 개의 벽난로와 샹들리에, 촛불과 생화로 꾸며져 있다.<사진> 라이브로 연주되는 피아노 음악을 배경으로 거의 매일 저녁 한두 테이블에서 청혼이 이루어진다.

    다른 하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르미니아(Erminia)'. 역시 거의 매일 밤 청혼 장면이 목격되는 곳이다. 실내는 로맨틱하지만 다소 어두워 "식사 중 화장실을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종종 길목에서 청혼하느라 무릎을 꿇고 있는 예비 신랑들에게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라는 주의 사항이 있는 곳이다.

    촛불로 밝혀진 로맨틱한 분위기, 인생의 동반을 약속하는 커플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그래서 청혼을 위한 테이블에는 각별하고 섬세한 서비스가 준비된다. 레스토랑 디자인의 완성은 손님의 행복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다. 청혼을 수락하고 환하게 웃는 신부의 모습만큼이나 밝고 건강한 일상이 모두에게 오면 좋겠다.
    기고자 :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2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