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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코너] 서울대 수영장 살린 BTS

    강다은 기자

    발행일 : 2022.05.12 / 사회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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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 없어 30여 년간 방치… 벽화 생기며 이색공간 변신
    안전 문제로 철거 시작했다가 BTS 촬영 명소 되며 리모델링

    30여 년간 방치돼 철거 대상이었던 서울대 옛 수영장이 학생들과 K팝 팬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방탄소년단(BTS)이 이곳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했던 게 주된 이유가 됐다. 서울대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 장소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더 활용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이 수영장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1980년대만 해도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이용했다. 하지만 점차 이용자가 줄면서 1990년 초 문을 닫은 뒤 최근까지 30여 년간 방치됐다. 하지만 그사이 여러 사람이 수영장 벽면 등 이 주변에 그라피티(담벼락에 스프레이나 페인트로 그리는 그림)를 그리면서 서울대 내 이색 공간이 됐다. 힙합 가수들이 찾아와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이나 외부인도 많이 몰렸다. 특히 BTS가 지난 2015년 4월에 발표한 'Intro: 화양연화'란 곡의 뮤직비디오를 이곳에서 찍었다. 약 4분간 이 수영장을 배경으로 BTS 멤버들이 말뚝박기, 팔씨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BTS 멤버 뷔는 수영장 외벽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실제 그라피티를 그려 넣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지난 2019년 이 수영장을 완전히 철거하기로 했다. 캠퍼스 내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데다, 지면과 수영장 바닥 부분 높낮이 차이가 최대 2m에 달하는 곳도 있는 등, 실족 사고가 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4월 철거 공사가 시작돼 수영장 벽 4곳 중 3개가 사라졌다.

    하지만 BTS가 세계적으로 K팝 붐을 일으키며 유명해진 데다 서울대에서 BTS 관련 연구를 하는 한 교수의 설득으로, 작년 6월 그라피티가 그려진 벽 하나를 마지막으로 남겨둔 상황에서 철거가 중단됐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는 당시 "BTS가 세계적 인기를 끈 큰 요인 중 하나는 '청춘의 성장 스토리'를 주제로 했다는 것인데, 서울대 수영장에서 BTS 멤버들이 함께 노는 장면부터 이런 의미가 담겨있다"고 학교 측을 설득했다. 그는 "그라피티 아트가 있는 만큼 서울의 도시문화적 측면에서도 보존할 가치가 많은 곳이고, 이곳에 추억이 있는 서울대생도 많다"고 했다.

    결국 서울대는 그라피티가 남아 있는 수영장 벽 한 개를 보존하기로 하고, 이 일대를 학생들과 K팝 팬들이 방문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수영장 벽 앞에 사람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보도블록을 깔고, 벤치와 가로등을 설치해 쉬어 갈 수 있는 곳도 만들었다. 안전을 위해 CCTV와 비상벨도 설치했다. 서울대 측은 "학생들의 문화 예술 활동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K팝 팬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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