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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도 싫고, 발목잡기 비난도 싫고… 野 '한덕수 딜레마'

    김경화 기자

    발행일 : 2022.05.12 / 종합 A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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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적격' 판정한 민주당… 의총서 찬반 여부 결정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한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킬 경우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당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조만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인준안 처리의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직후만 해도 민주당은 강경한 반대 기류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한 후보자는 국민에게 이미 퇴장 판정을 받았다"며 "국회 인준까지 갈 것도 없다.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그러나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인준안 가부 방침에 대해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이) 부적격이라는 입장문을 먼저 밝혔지만 총리 임명동의안은 본회의 의결 사안"이라며 "의원총회를 통해서 최종 인준 여부에 대한 논의를 밟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한덕수 후보자는 부적격이고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총리 인준안을 비롯해 여러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해야 할 책임을 양당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단호한 '불가'에서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민주당은 여권에서 나오는 '거대 야당의 발목 잡기' 프레임을 우려하고 있다. 한 당직 의원은 "초대 총리 후보자를 강제로 낙마시킬 경우 우리도 시작부터 몽니 부린다는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된다"며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히면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여권이) 마치 대통령 임명 전부터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듯이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인) 이낙연 전 총리 때도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고 (인준까지) 21일이 걸렸다"고 했다. '발목 잡기' 비판을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곧장 6·1 지방선거가 이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출범 직후의 정부·여당 지지율은 보통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0일 발표된 여론조사(KBS·한국리서치)에서는 국회가 한 후보자 인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50.2%로, '통과 반대'(35.7%)보다 14.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당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총리로 적합하냐는 조사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국회의 인준안 처리 방침을 물었을 때는 반대로 나타난다"며 "국민 여론이 명확히 한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 민주당 지도부도 아직 한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의원총회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도부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채 의총에 임할 경우, '당론 부결'을 주장하는 강경파 목소리에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건파인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도 4명의 후보자를 낙마시켰다"며 "정호영·한동훈 후보자 등 문제적 인물들이 버젓이 임명되는데 한덕수 총리 인준안을 처리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이 된 일부 후보자를 낙마시켜야 총리 인준안을 통과시켜줄 명분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여야는 이날 회동에서 인준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몽니 정치가 끝이 없다"며 "야당이 잘해야 여당도 잘할 수 있다.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민주당에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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