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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감시기능 강화… 대북라인 새판 짠다

    최경운 기자

    발행일 : 2022.05.12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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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장 김규현 지명, 1차장에 권춘택 내정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첫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김규현(69)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명했다. 국정원 1차장에는 권춘택(62) 전 주미국대사관 정무2공사를 내정했다. 국정원 차장과 기획조정실장은 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 국정원법에 따라 이날 퇴임한 박지원 국정원장이 권 전 공사를 윤 대통령에게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 원장과 1차장에 미국통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를 임명해 '국정원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기간 대화에 방점이 찍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대북 정보 역량을 미국 등 우방국과 공조해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과 정교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규현 후보자는 외무고시를 거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김 전 차장은 1980년 외무고시(14회)에 합격해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외교부에서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 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을 지냈고 국방부·국가안보실도 거쳐 안보에도 밝다. 노무현 정부 때 국방부 국제협력관으로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을 보좌하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을 다뤘다. 박근혜 정부에선 청와대 안보실 1차장, 2차장 겸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그는 지난 2014년 안보실 1차장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 당시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과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표적 '워싱턴 스쿨' 외교통으로 꼽히는 김 후보자를 첫 국정원장 후보로 지명한 것은 이른바 '윤석열식 국정원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원장 인선과 관련해 "미국과의 정보 공조를 복원할 수 있는 전문가를 물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비핵화 협상을 내걸었지만 북한과의 대화를 앞세우면서 국정원이 북에 대한 정보 수집보단 대화 기조를 뒷받침하는 데 치중하면서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안보 참모는 "정보기관은 적이 두려워하는 조직이 되어야 하는데 문재인 정권에선 대화를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의구심을 대통령은 갖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이 대북 정보 작전보다 대화를 앞세우면서 미국 CIA(중앙정보국) 등도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 소극적으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이 정권의 대북 기조에 따라 출렁이는 조직이 아닌 미 CIA나 이스라엘 모사드 같은 해외 정보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북 첩보 수집에 방점을 두고 국정원 내부 인적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미 정보 공조 복원이 무너진 담을 세우는 작업이라면, 국정원 내부 인적 개편은 본격적인 건물 리모델링에 해당한다"며 "전 정권 코드에 맞춰 대화 무드에 길든 일부 고위급에 대한 핀셋형 물갈이 인사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또 지난 정권에서 여러 부서로 흩어졌던 대북 정보 수집 실무진들을 다시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정원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장에 검찰총장 시절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에 발탁했던 조상준 변호사를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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