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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참모들, 구두밑창 닳도록 이 방 저 방 다녀야"

    김은중 기자

    발행일 : 2022.05.12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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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수석비서관 회의서 소통·협업·헌신 강조

    "제가 여기(용산)로 이사온 이유가 우리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들이 구두 밑창이 닳도록 이 방, 저 방 끊임없이 다녀야 합니다. 우리 방에도 격의 없이 수시로 오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용산 집무실에서 주재한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참모들에게 기탄 없는 의견 개진을 해줄 것을 주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소통해서 해결책을 찾자고 독려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참모의 업무는 법적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 사무실에만 앉아있으면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니 다 함께 고민하고 같은 관점에서 자기 분야를 들여다보자"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 발언의 상당 부분을 고물가에 대한 경각심과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국제 원자재가가 요동치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우리나라도 밀 가격이 폭등해 식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과 산업 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고용, 실업과 관련된 국내 거시 지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변동성을 관심을 갖고 챙겨보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경제 상황이 어렵다며 참모들이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다만 "경제는 심리"라며 "위기의식을 갖되 너무 위기라는 식으로 불안감에 빠지는 것도 곤란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하며 "국정의 다른 부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준비해달라"고 했다.

    또 대선 때 공약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 보상에 대해선 "신속 지원이 안 되면 복지 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높고 그것 자체가 향후에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며 "재정 건전성이 많이 취약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조기 집행해야 한다. 빨리 국회로 안이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기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에 '통합' 이야기가 없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우리 민주주의 정치 과정 자체가 매일매일이 국민 통합 과정"이라며 "좌파와 우파,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따로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통합을 어떤 가치를 지향하면서 할 것이냐를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자유' 가치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이해만 있다면 국민 통합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민간의 자율성 같은 문제에 대해 관행적으로 우리의 판단이 우선한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말라"며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그냥 밀고 들어가면 부작용이 아주 크다"고 했다. 취임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한 만큼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민간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이 굉장히 비효율적이다"라며 "오늘은 (사진) 찍는다니까 이렇게 하는데 다음부터는 '프리 스타일'로 하자"고 했다. 종전까지 청와대 회의는 취재진 앞에서 모두 발언을 한 뒤 비공개로 전환했는데, 이런 관례를 생략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모두 발언 원고의 상당 부분을 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참모들이) 써 준 것에는 '첫 번째 수석비서관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돼있는데, 무슨 법정 개정(開廷)도 아니지 않냐"라고 농담을 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는 각자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시의적절한 현안도 던져가며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자"고 했고, 회의 도중 재킷을 벗어 와이셔츠 차림으로 회의에 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 뒤편에 앉은 비서관 등 실무자들에게도 "격을 따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해 의견 또는 반론을 개진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인선 관련, '늘공(직업 공무원) 우선 배치' 원칙에 따라 실무진을 꾸리면서 윤 당선인과 인연이 없는 인사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고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일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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