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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61) 찬양의 시대는 가라

    김규나 소설가

    발행일 : 2022.05.11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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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들의 표현을 빌리면, 필센버그 대통령은 온 세상에 바다 향기를 전해 주는 존재였다. 기쁨을 주고, 죄를 사해 주며, 가슴을 뜨겁게 하고, 온종일 들뜨게 했다. 봄날의 벚나무 수목원처럼 더없이 매력적이었다. 폭풍처럼 시선을 사로잡고 현악기의 울림처럼 마음을 흔들었다. 작가들은 대통령을 맑은 시냇물, 반짝이는 보석, 여인의 사랑에 비유했다. 비굴해 보일 만큼 극찬의 말을 쏟아냈다.

    - 로버트 휴 벤슨 '세상의 주인' 중에서

    '다섯 번의 봄, 당신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라는 문장과 '촛불 정부'를 이끈 부부의 밝은 웃음이 서울 중심가에 내걸렸다. 지지자들은 2018년 뉴욕 타임스스퀘어, 2019년 서울역, 2020년 광주 지하철, 그리고 2021년에는 잡지에 생일 축하 광고를 냈다. 이번 대형 옥외 광고도 그들이 보낸 퇴임 선물이란다. 강남은 5월 12일까지, 광화문은 27일까지 게시된다.

    '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부터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까지, 돌아보면 지지자들을 앞세워 사랑받는 권력자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유별나게 집착한 정부였다. 세금과 물가는 치솟았고, 방역을 명분 삼아 영업의 자유, 외식의 자유, 쇼핑의 자유, 여행의 자유, 가족 모임의 자유 등 보통 사람들의 거의 모든 일상생활에 재갈을 물린 정권의 자격지심이었을까?

    조지 오웰의 '1984'보다 40년 이상 일찍 나온 디스토피아 소설의 원조, 암울한 전체주의 세계를 그린 '세상의 주인'에서 필센버그는 세상을 구원할 영웅의 이미지를 내세워 대통령이 된다. 그는 개혁이란 이름으로 기존의 법들을 폐기하고 새로운 규칙과 법을 만들어 대중의 자유를 억압한다. 신격화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면 절망과 죽음이 있을 뿐이다.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찬미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개인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고, 나라를 더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일정 기간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들이다. 그 덕에 자신은 물론 처자식까지 세금으로 호의호식하며 면죄부도 누린다. 그러니 엄중히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해야 한다. 어리석은 찬양의 시대, 이제는 끝내야 한다.
    기고자 : 김규나 소설가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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