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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자카나

    정지섭 기자

    발행일 : 2022.05.11 / 특집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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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컷은 알 낳고 둥지 떠나… 수컷 혼자 두 달 넘게 새끼 돌본대요

    애틋한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 동물이 많은데요. 특히 물새인 자카나는 수컷이 새끼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아빠 사랑'으로 이름난 새랍니다.

    자카나<사진>는 동남아시아·호주·중남미 등에서 살아요. 도요새·뜸부기·물떼새 같은 물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눈에 띄는 특징이 있어요. 몸집에 비해 엄청나게 기다란 발가락과 곧게 뻗은 발톱을 가졌다는 점이에요. 이렇게 큼지막한 발가락 덕에 걸을 때 발에 가는 충격이 분산돼 한결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대요. 자카나는 주로 연못이나 호숫가에서 살아가는데, 날아다닐 때보다 연잎처럼 물에 떠 있는 물풀 위를 사뿐사뿐 걸어 다닐 때가 더 많거든요.

    이렇게 육지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날갯짓이 서툴러져서 짧은 거리만 겨우 날아다닐 수 있대요. 아프리카에서 사는 자카나는 털갈이 때 날개 깃털이 한꺼번에 빠져서 아예 날 수가 없다고도 해요. 대신 수영과 자맥질을 아주 잘해서 위험을 느끼면 물속으로 뛰어들어 부리 끝만 수면에 내밀고 안전해질 때까지 기다려요.

    자카나 종류의 대부분은 독특한 방식으로 암수가 짝을 짓고 번식한답니다. 일단 암컷은 물풀 등에다가 둥지를 틀고 네 개 정도 알을 낳고는 그대로 떠나버려요. 알을 돌보고 부화해 새끼를 키우는 것은 오로지 수컷들 몫이죠.

    자카나의 알은 22~24일쯤이면 부화해요. 어떤 새의 새끼들은 알에서 갓 태어나면 털이 하나도 나지 않은 벌거숭이이고 눈도 제대로 못 뜨는데요. 자카나 새끼는 몸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채로 부화하고, 몇 시간 뒤에는 걷거나 물속에 뛰어들어 수영도 할 수 있어요. 수달·악어 등 천적이 많다 보니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발달한 거죠.

    수컷은 최장 70일 동안 새끼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면서 먹이 찾는 법 등을 몸소 가르쳐줘요. 특히 위험이 닥치면 수컷 자카나는 양 날개로 새끼들을 꼭 잡고 들어 올린 뒤 재빠르게 도망가요. 이때 날개 속에 파묻힌 새끼들의 머리와 몸통은 보이지 않고, 날개 밖으로 큼지막한 발가락만 보인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마치 새 한 마리 발이 여럿이거나 날개에 발가락이 달린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둥지를 떠난 암컷은 인근의 다른 수컷을 만나서 알을 낳고 떠나는 일을 되풀이한대요. 어떤 동물들은 번식 철에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과 만나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데, 자카나는 그 반대 방식인 것이죠. 암컷은 자신과 짝을 지은 수컷들이 알을 돌보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른 암컷이 관심을 갖고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대요. 직접 '육아'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대로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도록 돕는 것이죠.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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