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용산 첫날 집회신고 10여건, 시위 몸살 예고

    이해인 기자 박지민 기자

    발행일 : 2022.05.11 / 사회 A12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집회 중심지도 이동

    "환경 퇴보적 국정 과제 폐기하라!" "생태 위기 대응 시급하다!"

    10일 오전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취임식 장소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고 있을 즈음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일대에선 이런 구호가 울렸다. 녹색연합, 환경정의 등의 시민 단체가 모여 만든 한국환경회의 회원 40여 명이 집회를 연 것이다. 이 단체 외에도 민중민주당 등 10여 곳이 이 일대에 이날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실제 집회는 1건만 열렸다.

    '청와대 대통령' 시절엔 사랑채 앞 분수대나 광화문광장이 집회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겨 오면서 집회·시위가 이곳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향해 메시지를 낸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집회를 연 한국환경회의 관계자도 "원래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지만 대통령 취임에 맞춰 집회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도 인수위가 있던 경복궁역 등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지만, 지난 6일부터 삼각지역으로 장소를 옮겨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한다.

    용산 주민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삼각지 인근에 사는 김모(42)씨는 "첫날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보도를 막고 있어 반려견을 안고 집회 참가자들을 빙 둘러 지나가야 했다"며 "앞으로 집회가 몰릴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일대에서 집무실이 들어선 옛 국방부 건물의 담장을 기준으로 100m 이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정하고 집회·시위 관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앞으로 집회가 잇따라 열릴 주요 지역은 삼각지역 교차로와 한강대로와 닿아있는 전쟁기념관 북문, 녹사평역 1번 출구 부근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0m' 범위 바로 밖이면서 수십~수백 명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들이다. 경찰도 앞으로 가급적 이 일대에서 집회를 열게 유도해 집회 주최 단체 등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수천~수만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집회·시위를 열 경우다. 전쟁기념관 앞 평화의 광장이나 집무실에서 약 1km떨어진 용산역 광장에 수천 명이 모일 수 있지만 두 곳 모두 전쟁기념사업회와 국가철도공단 사유지라 집회를 강행할 경우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전쟁기념사업회의 경우 하루 990만원을 받고 평화의 광장을 빌려주고 있는데, 이곳에서 불법 집회·시위가 열리지 못하도록 이미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시위 장소가 협소해 도로 점거가 일어날 경우 교통 상황도 문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삼각지 인근은 광화문 쪽으로 뻗는 한강대로와 도심 북서쪽인 신촌·마포 방면 도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지나는데, 집회·시위로 이곳이 막혀버리면 서울의 남북을 잇는 축 하나가 끊기는 것이라 대규모 교통난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이 '집무실 주변 100m'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한 것을 두고도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옥외 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1조를 근거로, 집무실도 관저의 일부로 보고 '집무실 주변 100m'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오는 14일 용산역 광장~이태원 광장 행진을 계획한 민변과 성소수자차별반대 모임 등은 일부 구간이 '집무실 주변 100m'에 들어온다는 이유로 경찰이 일부 행진을 허가하지 않자,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늦어도 12일 경찰 조치가 정당한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법원이 민변 등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 일대 집회가 더 늘고 집회 관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픽] 집무실 인근 집회 예상 구역
    기고자 : 이해인 기자 박지민 기자
    본문자수 : 188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