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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선행 "카이스트에 300억 두고 갑니다"

    유지한 기자

    발행일 : 2022.05.10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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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독지가, 부동산 쾌척…

    "살아가는 데 필요 이상의 돈이 쌓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기부하게 돼 이제부터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50대 독지가가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전 재산인 300억 상당 부동산을 기부했다. 카이스트는 9일 "300억 이상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고액 기부자 중 최연소"라고 밝혔다.

    이 기부자는 카이스트에 거액을 내놓았지만 학교 관계자에게는 신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그는 이름뿐 아니라 정확한 나이, 성별, 직업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기부 약정식 행사나 학교 관계자 만나기마저도 극구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렇게 큰돈이 내게 온 것은 그 사용처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한 하늘의 배려라고 생각된다"며 "이 책임을 카이스트에 떠넘기게 되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에 따르면 기부자는 평생을 근검절약 정신으로 큰 재산을 일궈왔다. 평소에도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는 대신 10년 넘게 소외 계층과 불치병 환자들을 도왔다고 한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기부자가 더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기부하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계획을 숙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 손에 맡겨 가장 큰 파급 효과를 얻을 방법을 찾던 중에 교육을 통한 기부가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학교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기부자는 카이스트 출신 지인에게 영향을 받아 기부처를 카이스트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기업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왜 모교 후배들을 채용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가'라고 물었을 때 "카이스트 출신은 열심히 한다. 그것도 밤을 새워서 열심히 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 뒤 카이스트에 관심을 갖고 결국 기부까지 결심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는 기부자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과 의과학·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금으로 기부금을 쓸 계획이다. 그는 기부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의 기부가 카이스트의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결합해 국가 발전뿐 아니라 전 인류 사회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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