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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엄마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05.10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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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 안 칠게요"… 샌드라 오가 연기하는 '한국 母情의 세계'

    "엄마 문 열어주세요. 미안해요. 도망 안 칠게요."

    영화의 첫 한국어 대사만 보고 자칫 한국 영화로 착각할 뻔했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엄마(Umma)'는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 모녀(母女)의 삶에서 출발한 미 할리우드 공포물이다. 그래서 아예 제목도 미국식 '마더(Mother)'가 아니라 한국식 '엄마'라고 붙였다. 미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와 '킬링 이브'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50)가 주인공인 엄마 어맨다 역을 맡았다. 역시 한국계 미국 여성 감독인 아이리스 심이 연출했고, '이블 데드'와 '스파이더맨'시리즈의 거장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미국 외딴 농장에서 어맨다는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와 함께 양봉(養蜂)을 하면서 단둘이 살고 있다. 하지만 어맨다 앞으로 세상을 떠난 한국 어머니의 유골이 도착한 뒤로 평온한 삶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겼던 영화 '미나리'가 한국 이민 가정의 억척스러운 생명력을 다뤘다면, '엄마'는 그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본다. 장독대와 궁궐, 제사상과 하회탈 같은 이미지를 차용한 초반 장면부터 '엄마'는 한국적 정서를 적극적으로 투영한다.

    과거에도 한국식 모정(母情)을 스릴러나 공포 영화의 소재로 삼은 경우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며느리와 팽팽한 대립 구도를 빚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화 '엄마'는 남편이나 아들을 뺀 채 모녀 간 억압의 대물림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딸을 돌보는 어머니를 그렸던 최근 할리우드 영화 '런(Run)'과도 묘하게 닮았다.

    하지만 '런'이 모성의 억압적 측면을 공포의 밑거름으로 영민하게 활용하는 반면, '엄마'는 속 시원한 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한 채 제자리서 공회전한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를 기대했더니 정작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하다고 할까. 살짝 어색한 한국어 대사 처리와 함께 한국 관객들에게는 역효과를 낳을 공산이 크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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