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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69) You are a prism

    황석희 영화번역가

    발행일 : 2022.05.07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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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프리즘이야

    6남매 중 첫째로 일찌감치 가장이 된 루이스 웨인(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은 결혼하지 못한 여동생들을 챙기고 노쇠한 어머니를 모시느라 하루도 쉴 날이 없다. 루이스는 우연히 유명 신문사 정규직 삽화가가 되어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고, 집안엔 에밀리 리처드슨(클레어 포이 분)이라는 가정교사가 들어온다. 여자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던 루이스는 구순열로 뒤틀린 자기 얼굴을 꺼리지 않는 에밀리에게 서서히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영국 화가 루이스 웨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The Electrical Life of Louis Wain·2021·사진)'의 한 장면이다.

    에밀리도 그림밖에 모르는 순수한 루이스에게 차츰 빠져들지만 둘의 나이 차는 열 살, 게다가 당시 가정교사는 하녀보다 조금 나은 입지에 불과했기에 둘의 사랑은 루이스의 가족과 세간의 눈총을 받는다. 루이스의 동생 캐럴라인(앤드리아 라이즈버러 분)은 "이제 당신 덕에 우리 가족이 입방아에 오르게 됐네요(Now, thanks to you, this family is the talk of the town)"라며 노골적으로 에밀리를 비난하고 해고한다.

    하지만 루이스는 난생처음 우유부단함을 내던지고 에밀리를 선택한다. 가족을 떠난 둘은 결혼하여 거처를 마련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였다. 에밀리의 건강이 악화되어 이별을 마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인다. 에밀리는 이별을 겁내는 루이스를 다독이며 말한다. "아무리 인생이 힘들고 고되다 느껴져도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는 걸 기억해. 그걸 포착하는 건 당신에게 달린 거야(The world is full of beauty, it's up to you to capture it)." 그리고 자신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어 준 루이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당신은 프리즘이야. 삶의 광선을 굴절시키는 사람(You are a prism. Through which that beam of life refracts)."
    기고자 : 황석희 영화번역가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2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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