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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다시 트럼프?

    안용현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5.07 / 여론/독자 A2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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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22대 대통령 클리블랜드가 1888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공화당 해리슨 후보에게 졌다. 전체 득표에선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렸다. 4년 와신상담하는 동안 미국 경제가 곤두박질쳐 해리슨을 꺾고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연임(連任)에는 실패했으나 중임(重任)에는 성공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다. 미 헌법은 연임은 2번으로 제한하지만 간격을 두고 대통령을 두 번 하는 중임은 허용한다.

    ▶1900년 이후 재선에 실패한 미 대통령은 6명이다. 태프트, 후버, 포드, 카터, 부시(아버지), 트럼프다. 대부분 경제 부진 때문에 떨어졌다. 트럼프는 코로나 방역도 실패했다. 전문가 조언을 무시했다가 본인이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다. 4년 내내 분열과 거짓말, 인종주의, 규범 파괴, 동맹 무시로 문제를 일으켰다. 분열된 미국 사회를 두 동강 냈다. 대선 불복으로 미국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직전 "(패하면) 아마 나는 이 나라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미국 검찰은 트럼프 일가의 탈세·사기 혐의, 대통령직을 이용한 사익 추구 혐의를 조사하고 있었다. 지금도 수사 중이다. 작년 1월 대선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자, 연방 검찰은 트럼프를 내란 선동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영장 청구만 수십 건이라고 한다. 어느 하나만 유죄를 받아도 감옥에 갈 수 있다.

    ▶그런데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를 위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후보 22명 전원이 당선됐다고 한다.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뽑힌 밴스는 2016년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고 비난했다. 그런데 작년 7월 "좋은 대통령"이라고 태도를 바꿔 트럼프 지지를 받았다. '미 의회 폭동 책임자는 트럼프'라고 하던 공화당 의원들도 줄줄이 투항하고 있다. 2024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을 이길 것이란 여론조사가 나온 이후 공화당은 '트럼프당'이 됐다는 말도 나온다.

    ▶지금 트럼프 지지층은 2016년 당선 때처럼 저소득 백인과 낙후 지역 주민이다. 이들의 지지는 맹목적이다. 40년 만에 최악이라는 미국 인플레이션도 이들을 결집시킨다. 검찰 수사를 막는 방법도 '대통령'이란 방탄복을 입는 것이다. 지금 미국 정치와 사회는 우리가 알던 그 미국과는 다르다. 130년 전 클리블랜드는 정직하고 도덕적인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았다. '정직' '도덕'과는 담을 쌓은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지금보다 더 달라질 것 같다.
    기고자 : 안용현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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