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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유재학·신선우·박수교의 공통점… 시작부터 끝까지 페이스 일정했던 선수들"

    김상윤 기자

    발행일 : 2022.05.07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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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로 농구인 방열 前 농구협회장 70년 코트 인생 담은 자서전 출간

    "먼저 떠난 농구계 선배들이 원망스러워서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선배들이 그간 겪은 일과 노하우, 비화를 말씀으로만 전하시고, 글로는 남기지 않고 돌아가셨거든요."

    작년 2월 대한민국농구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방열(81·사진) 가천대 명예교수는 1년 반 동안 서재로 출근했다. '70년 농구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매일 집 서재에서 저녁까지 키보드를 두드렸다. 전에 썼던 농구 서적들과는 달리 단 한 줄을 쓰느라 일주일이 걸린 적이 있을 정도로 애를 먹었다고 한다. 지난달 자서전 '인생이라는 코트 위에서'를 펴낸 그를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방 명예교수는 "필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말하는 대신 직접 써내려가면 진심이 더 잘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체육인들은 으레 대필 작가를 쓰지만, 방 명예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직접 썼다. 책 제목도 손수 지었다.

    '한국 농구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방 명예교수는 자서전 제목 그대로 농구계에 70년을 몸담았다. 1941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경복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하며 1962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1964 도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뛰었다. 지도자로선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남자 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을 이끌었고 1988 서울올림픽 남자 대표팀 감독 등을 지냈다. 실업농구에선 현대와 기아 지휘봉을 잡았다. 그 뒤 가천대(전 경원대) 교수, 건동대 총장 등을 지냈고, 2013년 농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9년에는 역대 한국 농구 규칙 변천사를 담은 책도 펴냈다.

    그간 '농구 대통령'이라 불리는 허재를 비롯해 숱한 스타 선수를 지도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선수를 꼽으라는 건 부모에게 자식 한 명을 고르라고 하는 것처럼 어렵다"면서도 "이충희, 유재학, 신선우, 박수교 등을 선수로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훈련이나 경기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했던 선수들"이라고 했다.

    농구계에서 벌어진 각종 논란과 뒷얘기도 고심 끝에 책에 담았다.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 대표팀 감독과 언론의 갈등, 협회 실무에서 생겼던 착오도 가감 없이 썼다. 그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농구계 이야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 농구가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 굉장히 힘들다"면서 "농구협회장으로 재임하면서 2023 FI BA(국제농구연맹) 농구 월드컵을 우리나라에 유치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2027년 대회는 꼭 한국에 유치해 '농구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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