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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中이 방역 최고라 하겠죠"

    박수찬 베이징 특파원

    발행일 : 2022.05.06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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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월 코로나가 처음 확인된 중국 우한(武漢)의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전 10시부터 폐쇄된다는 버스 터미널의 안내 방송, 소독차만 다니는 텅 빈 거리, 우한을 빠져나가는 차량의 전조등 행렬은 공상과학 영화 같았다. 한커우(漢口) 기차역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의 불안한 얼굴도 잊을 수 없다.

    당시 우한에 취재를 갔던 기자는 4시간 차를 달려 후베이성 이창을 거쳐 비행기로 베이징에 돌아왔다. 묵던 호텔이 폐쇄될 예정이라 우한에 더 머물기 어려웠다. 베이징에 돌아온 후 곧장 귀가해 중국 외교부 외국기자센터 등에 신고하고 2주간 자가 격리를 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한국의 '미디어 전문가'와 일부 '진보 매체'는 "수퍼 전파자가 되려 하느냐"고 비난했다. 그들 중 한 명이라도 기자에게 확인 취재를 했다면 방역 수칙을 어떻게 지켰는지 알려 줬을 텐데,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2년 4개월이 지났다. 전 세계는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중국은 예외다. 공포의 성격도 달라졌다. 바이러스뿐 아니라 봉쇄와 격리라는 공포가 더해졌다. 한 달 이상 도시가 봉쇄된 상하이뿐 아니라 베이징도 현재 500동 이상의 건물이 봉쇄돼 주민들의 외출이 금지돼 있다. 가로·세로 800m 공간에 감염자와 10분 이상 함께 있었던 사람은 '시공동반자[時空伴隨者]'로 분류된다. 한밤중 "시공동반자이니 자가 격리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도 많다.

    베이징은 지난 1일부터 모든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헬스장·영화관도 운영이 중단됐다. 이런 모든 조치가 시행 하루 전날 발표된다. 어디서 코로나 환자가 나올지 모르고 중국 국내선 항공편은 취소되기가 다반사다. 한 중국인 친구는 탄식했다. "뭔가 계획한다는 게 무의미해졌어."

    도시를 봉쇄하고 감염자를 시설에 격리하지만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11만6000여 명으로 2020년 전체(8만7000여 명)보다 많다. 중국 대도시 가운데 선전·창춘·상하이·베이징·정저우에서 주민 이동 통제령이 내려졌다. 이 도시들이 마지막이라고 장담하지도 못한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정부 주도의 강력한 방역 정책을 폈던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이 코로나와 함께 사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이제 전 세계에서 중국만 남았다.

    외르크 부트케 중국 유럽상공회의소장은 최근 스위스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부가 자기 내러티브에 갇힌 죄수가 됐다"고 했다. 코로나 방역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업적과 연결하는 바람에 '비극'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가 처음 대유행한 국가이자 마지막으로 벗어나는 나라가 될 겁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우리가 최고라고 말하겠죠." 중국에 있는 많은 외국인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기고자 : 박수찬 베이징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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