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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짤짤이 거짓말'… 민주당 의원들 침묵의 동조

    박상기 기자

    발행일 : 2022.05.06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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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롱 발언 놓고 또 '감싸기' 논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희롱 의혹과 '짤짤이 거짓말'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4일 당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5일 다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다수의 보좌진이 당에 "분명 성희롱 발언이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거짓말이 탄로난 상황에서도 최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보좌진이 잇따라 성명까지 내며 비판에 나섰지만, 민주당 의원 거의 전부가 이번 사건에 의견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최 의원 사건은, 지난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민주당 의원·보좌진이 줌(Zoom)으로 화상 회의를 하던 중 최 의원이 화면을 켜지 않은 동료 의원에게 성적 행위를 상스럽게 표현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 중엔 여성 보좌진도 여럿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29일 여러 사람이 당에 신고·제보한 최 의원의 발언은 '○○○ 치러 갔느냐'였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언론을 통해 처음 문제가 외부에 공개되자 최 의원실 보좌진은 "○○○가 아니라 짤짤이였다"고 주장하며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날 오후 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심각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에 불과한 발언"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 의원이 강하게 부인하자 당 안에서 오히려 회의 내용을 누가 밖에 흘렸냐면서 '유출자 색출'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지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민보협(민주당보좌진협의회)과 여성 보좌관들이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여성 보좌관들은 "성희롱 비위 행위를 무마하기 위해 'ㄸ'이 아니라 'ㅉ'이라고, 말장난으로 응대하며 제보자를 모욕하고 있다"며 "거짓 변명 멈추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하라"고 했다.

    결국 최 의원은 4일 오후 10시쯤 민주당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정신적 고통을 입은 보좌진께 사과드린다"며 성희롱 발언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박지현 위원장은 같은 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최 의원이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사건 조사를 지시한 뒤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면서 "사실관계도 확인하기 전에, 그럴 리 없다며 나를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잘못을 감싸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5년 뒤에도 집권할 수 없다"고도 했다.

    최 의원 사과문과 박 위원장의 '수용'으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소속 여성 보좌진입니다. 최 의원의 사과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박 위원장 태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최 의원님, 변함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라고 쓴 글을 공유하며 "고맙습니다"라고 썼다. 여전히 성희롱 발언을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최 의원 페이스북에는 강성 지지자들의 응원·격려 댓글이, 박 위원장의 페이스북에는 온갖 욕설과 위협을 포함해 "당장 사퇴하고 민주당에서 꺼져라" "짤짤이도 모르냐" "국민의힘 간첩" 등의 댓글이 달렸다.

    최 의원과 박 위원장, 민주당 보좌진이 진실·사과 공방을 벌이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다만 이원욱 의원은 5일 밤 페이스북에 "박 위원장을 옹호한다"며 "최 의원이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문장을 적어 스스로 사과의 격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해명은 사과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며 "사과 적기를 놓치면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처럼 국민의 심판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 때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부르며 성폭력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 큰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억지에 가까운 거짓말과 '강성 지지층의 무조건적 감싸기'로 상황을 모면하려다 화를 키우는 악순환을 또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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