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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삼성양자, LG양자

    박건형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5.05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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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먼은 1983년 "세상 모든 물질은 양자역학(量子力學)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이 원리로 새로운 차원의 계산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구글과 나사가 "기존 컴퓨터보다 1억배 빠른 양자 컴퓨터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수퍼컴퓨터로 3년 2개월 걸리는 계산을 단 1초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기념비적 도약"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양자가 뭔지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빛을 구성하는 광자나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 등이 양자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미시 세계의 양자에는 거시 세계와는 전혀 다른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 양자는 한 번에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갖기도 하는데, 양자 중첩이라고 한다. 그래서 미시 세계는 정확히 관측할 수 없고 확률로만 예측할 수 있다. 이게 양자역학이다. 아인슈타인은 한때 "신은 주사위 놀이(확률)를 하지 않는다"고 양자역학 이론을 비판했지만 오판이었다.

    ▶현재의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정보 단위인 '비트'가 기본이 돼 작동한다. '비트'는 아무리 늘어나도 한 번에 한 정보만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양자 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는 양자 중첩을 이용해 00, 01, 10, 11 같은 네 가지 정보를 동시에 표현한다. 비트의 정보량이 비례로 늘어난다면, 큐비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자 컴퓨터는 소인수 분해나 최단 이동 경로를 찾는 이른바 '조합 최적화' 문제에서 최고 능력을 발휘한다. 다른 연산 능력은 수퍼컴퓨터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떨어진다. 그런데 조합 최적화 문제가 바로 암호학이나 사이버 보안, 방위산업, 인공지능의 핵심이다. 2011년 양자 컴퓨터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도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위원회'를 백악관에 설치하기로 했다.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 부문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과학자들은 10년 뒤면 양자 컴퓨터가 오늘날의 모든 암호를 풀어낼 것으로 본다. 지금의 군사 암호가 무력해지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유일한 암호가 양자 암호다. 양자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에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달렸다. 일본과 유럽도 양자 연구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가 대표하는 전자(電子)의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곧 열릴 양자 시대에도 삼성전자를 이은 삼성양자, LG전자를 이은 LG양자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한다.
    기고자 : 박건형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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