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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지역감정 부추긴 산은 회장

    윤진호 경제부 기자

    발행일 : 2022.05.05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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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새 정부에 브리핑하는 마음으로 말해줄 테니 쓸데없이 평가하고 흔들지 마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일 기자 간담회에서 독한 말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히는 그는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에 사의를 전달했다. 이날 온라인 간담회는 퇴임 회견쯤 되는 셈인데, 질문은 받지 않고 1시간 동안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냈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산은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노골적으로 공격한 대목이다. 그는 "정치적이고 소모적인 주장은 지양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자"고 했지만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은 이제 더 뺏어가려고 하지 말고 다른 지역 좀 도와주라"며 지역감정을 건드리기까지 했다. "박정희 시대 이후 대한민국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지역이 부울경"이라고도 했다. 그는 "(부산이) 제2의 경제도시라 한다면 스스로 노력해서 경쟁력을 찾으라"고 야유하기까지 했다.

    부산이 산은 이전으로 앉아서 이득을 본다고 했다. 그는 "산은의 이전으로 부울경에 2조~3조원 부가가치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이고, 국가 경제에 20조~30조원 손해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부울경에 2조~3조원 부가가치가 생긴다는 건 근거가 없다면서, 국가 경제에 20조원 넘는 손해가 생긴다는 주장의 근거는 대지 않았다.

    이 회장은 3년 전인 2019년에는 지금과 180도 달랐다.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집권당 인사들이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부산 이전"을 언급했고, 민주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하면서 "부산은 되로 주면, 말로 갚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까지 걸었다.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김해영 전 의원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완성시키겠다"고 했다.

    그때 이 회장은 "우리가 좋아서 그런지 전국에서 다 원한다"는 싱거운 소리를 했고, "(산은) 이전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것이 고작이다. 3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 상황이 그렇게 급변한 것일까. 3년 전과 달라진 것은 부산시장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었다는 것과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그는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 당시 불거졌던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에 대해 "정권 교체기 기관장 흔들기"라고 주장했다. 2020년 9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서 "가자, 20년(집권)"이란 건배사를 제안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답다는 말이 나왔다. 1시간이나 이어진 간담회에서 그는 근거 없이 주장하고, 비난하고, 사과할만한 일은 동문서답으로 넘겼다. 문재인 정부에서 자주 보던 모습이다.
    기고자 : 윤진호 경제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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