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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의 음악 정류장] (27) 동요 가수 이순갑

    장유정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대중음악사학자

    발행일 : 2022.05.05 / 여론/독자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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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요 가수 이순갑(李順甲)은 누구인가? 광복 이전 동요 가수라고 하면 대부분 이정숙과 서금영을 손꼽는다.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순갑도 초기 동요 가수로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의 노래를 담은 음반은 목록상 두 장으로 확인된다. 동요 '속임' 등을 수록한 음반은 아직 실물을 못 보았으나 '할미꽃'과 '춤추세'를 담아 1926년에 발매한 음반(피아노 홍난파, 바이올린 홍재유)은 음원을 확인할 수 있다. "뒷동산에 할미꽃 가시 돋은 할미꽃"으로 시작하는 '할미꽃'도 유명하지만 '춤추세'도 익숙한 선율이다. 오스트리아의 '오, 사랑스러운 아우구스틴(Oh, du lieber Augustin)'의 개사곡으로, 우리에게 '동무들아 오너라'로 친숙한 그 노래다. 1926년에 윤심덕이 다른 노랫말로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

    가사지가 없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춤추세'의 노랫말 1절은 "노래하며 춤추고 손목을 맞잡고 발을 맞춰 이 봄을 이와 같이. 나비와 새들은 춤추며 노래해. 우리들도 다 같이 춤을 추자"이다. 단편적 기록을 모아 이순갑의 삶을 살펴본 결과, 1926년부터 라디오 방송에서 종종 동요를 부른 그가 1934년에 중앙보육학교(현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음을 알 수 있었다. '춤추세'를 녹음할 당시에 그의 나이는 열두 살 정도였고, 이를 토대로 그가 1914년에 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동요 가수로 출발해 소프라노로 활약하며 다양한 무대에 섰던 이순갑은 1934년에 일본 제국고등음악학교 성악과에 들어갔다. 26세이던 1940년에 미국의 시카고 음악 학교로 유학을 간 그가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고 음악 학교에 다니게 된 것을 '신한민보' 1940년 8월 1일 자에서도 확인했다. 그해 12월에는 미국에서 결혼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마지막 기록은 '자유신문' 1946년 11월 1일 자에서 찾을 수 있다. 윤심덕의 남동생이자 음악가인 윤기성이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음악가의 예를 들면서 워싱턴에 있는 이순갑을 언급하였다. 이후 행적은 더 이상 찾을 수 없었으나 음악에 소질이 있던 어린이가 성악가로 성장하여 미국으로 유학까지 가게 된 행적을 더듬으며 가슴이 설?다.

    2022년은 어린이날을 제정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순갑이라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추적하며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서 어린이를 새삼 떠올렸다. 방정환은 일제의 온갖 탄압 속에서도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어린이날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꿈꾸는 어린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자고 나 스스로 다짐해본다.
    기고자 : 장유정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대중음악사학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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