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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중환자, 두뇌 20년 노화 겪었다"

    김민정 기자

    발행일 : 2022.05.05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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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연구진, 2020년 인지 능력 검사

    코로나에 걸린 뒤 후유증으로 두뇌가 20년 정도 늙고 지능지수(IQ)가 10점가량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레인 포그(Brain Fog)'라 불리는 증상으로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경험이다. 코로나 완치 이후 "머리가 전처럼 안 돌아가고 단어도 기억이 잘 안 난다" "70~80대 두뇌를 미리 체험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이를 입증한 내용이다. 다만 코로나 증상이 비교적 심했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 모든 코로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코로나 환자들의 인지 능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측정해 그 결과를 3일(현지 시각) e클리니컬메디슨저널에 공개했다. 2020년 3~7월 영국 케임브리지 애든브룩병원에서 코로나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검사했다. 대상자들은 28~83세로 평균 51세, 코로나 감염 후 평균 6개월 동안 추적 검사를 받았다. 인지 능력을 재기 위해 '단어 연관성 파악' '단어 떠올리기' '3차원 회전' '공간 감각' 등 기억력과 주의력, 추론 능력 등을 평가하는 문항을 풀게 하고 정확도와 응답 속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연구 대상자(코로나 완치자) 1명당 연령·성별·교육수준 등이 일치하는 대조군(비코로나 환자)을 10명씩 정해 같은 검사를 받게 하고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 완치자는 답변 정확도가 떨어지고 응답에 걸린 시간도 느렸다. 연구진은 "대조군과 비교해 코로나 완치자에게서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인지 능력 결손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언어 추론 문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브레인 포그'를 호소하는 코로나 완치자들은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일치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같은 인지 능력 검사를 받았던 일반인 6만6008명 데이터와도 비교한 뒤 "코로나 완치자 인지 능력 손실은 50세에서 70세가 될 때 겪는 노화 정도와 비슷하다"면서 "IQ 검사에서 10점이 내려가는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뇌가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코로나에 걸린 뒤 뇌에 산소나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인지 능력 손상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혈액 응고로 혈관이 막혔거나, 미세 출혈 등이 생기면서 인지 능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완치 이후 염증 반응과 면역 체계에 의한 손상이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도 새롭게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인지 능력 손상은 검사가 진행된 6개월 동안 계속해서 나타났다. 일부 환자는 10개월 후에 검사했는데도 여전히 저하된 상태였다. 데이비드 메넌 케임브리지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환자의 일부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 중 증상이 심각해 인공호흡기를 달았던 환자 16명은 인지 능력 저하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코로나 중증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입원할 만큼 코로나를 심하게 앓지 않은 환자에게도 경미한 인지 기능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에선 코로나에 감염됐던 7명 중 1명이 확진 12주 후까지도 이러한 인지 장애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기고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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