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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 "이젠 가장 싼 공급 대신 가장 안전한 공급망 찾을 것"

    장민석 기자

    발행일 : 2022.05.05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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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 30년 세계화에 마침표"
    "아직 상호의존적 세계" 반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난 30년간 지속돼온 세계화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주주들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즉각적 결과는 자본시장에서 러시아의 고립으로 나타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과 정부는 이제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광범위하고 진지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위험을 회피하고자 자국이나 육로로 이동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생산을 가속화할 것이며, 일부 국가에선 기업이 투자를 철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가 간 자유로운 교역이 이루어지고 글로벌 기업이 득세했던 세계화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힘을 잃어가는 추세였다. 서방에선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단행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보호무역주의 분위기를 형성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패권 경쟁으로 번진 가운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세계경제를 연결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됐다. 리처드 포르테스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코로나로 공급 사슬까지 망가지면서 각 나라는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국내 공급자를 찾아 나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분위기에 결정타를 가했다. '가치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했던 유럽이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 이제는 가장 싼 공급 대신, 가장 안전한 공급에 돈이 몰릴 것"이라며 "세계화가 현지화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화의 종말 선언'이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게리 콘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아직 세계화를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미국만 해도 아직 글로벌 공급망에서 벗어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여전히 니켈과 코발트, 알루미늄과 같은 귀중한 원자재를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달 한 행사에서 세계화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대해 묻자 "확실히 전과는 다른 세계가 될 것"이라며 "각 나라는 결국 더 탄력적이고 더 강력한 공급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세계화가 느려진 것은 분명하지만, 뒤집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고자 :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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