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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고 아파트' 8개동 전면 철거·재시공

    정순우 기자 광주광역시=조홍복 기자

    발행일 : 2022.05.05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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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무너진 201동 포함해
    847가구 전체 새로 짓겠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지난 1월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에 대해 무너진 201동을 포함해 2개 단지 8개 동(棟) 847가구 전체를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HDC현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후 4개월째 피해 보상을 위한 대화를 이어왔지만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회사 또한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입주 예정자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해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HDC현산은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후 전체 또는 일부 동의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유족 및 입주 예정자들을 만나면서 대응에 나서자 전면 재시공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HDC현산은 화정 아이파크 철거 및 재시공에 약 70개월(5년 10개월)이 걸리고, 총 37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 회장은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안전에 관해서라면 회사에 어떤 손해가 있더라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화정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4개월 가까이 평행선을 달려오던 입주 예정자와의 피해 보상 협상을 마무리하고 철거 등 후속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은 화정 아이파크 철거 및 재시공 비용,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납부한 분양대금의 6.48%를 매년 지급) 등 총비용으로 3700억원을 책정했다. 1700억원은 작년 실적에 손실 추정액으로 미리 반영했고 이날 추가로 2000억원을 더 책정했다. 한 건의 부실공사 사고로 인해 작년 연간 영업이익(2734억원)보다 많은 손실을 떠안게 된 것이다. 화정 아이파크의 총공사비는 2557억원이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존폐 기로에 서 있는 HDC현산이 차기 정부를 의식해 결단을 내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HDC현산은 지난해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로 이미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 인해 최악의 경우 건설업 면허 등록 말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 위원들이 화정 아이파크 유족 및 입주 예정자들을 만났고, 29일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난다면 기업은 망하고 공무원은 감옥에 가야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안전진단도 하지 않고 모든 동을 새로 짓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 보긴 어렵다"면서도 "입주 예정자들과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기업 이미지 하락과 정치권 압박, 중징계 위험 등 여러 요소들을 감안해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전면 재시공 방침에 대해 입주 예정자들은 "현산 측에서 추가 사업비로 2000억원이나 책정해 놀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승엽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대표회의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많이 늦기는 했지만 대환영"이라면서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이제 안전한 집으로 이사 갈 수 있게 됐다'며 안도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예비 입주자들의 소셜미디어(SNS) 대화방에서도 전면 재시공 발표 소식이 하루 종일 화제가 됐다. "앞으로 (입주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막막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원희룡 후보자도 이날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 직후 SNS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현대산업개발의 고뇌에 찬 결단이 우리나라의 안전 문화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광주광역시=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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