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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만큼 특별격려금 달라" 사장실 점거한 현대제철

    김강한 기자

    발행일 : 2022.05.04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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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노조, 이상한 춘투

    지난 2일 오후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제철 노조원 10여 명이 충남 당진제철소에 있는 사장실을 점거해 이틀째 농성을 이어갔다. 노조는 이날 "우리도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똑같이 특별격려금을 달라"며 회사와 협상에 나섰는데 5분 만에 결렬되자 사장실을 점거한 것이다. 삼성전자·현대중공업·현대제철 등 주요 대기업에서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과거엔 임금·상여금이나 근무 여건을 두고 노사 관계가 악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엔 경쟁 회사나 그룹 내 계열사 간 임금 격차 불만을 이유로 파업하거나 사장실을 점거하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 사장실 점거

    사장실 점거에 나선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3~4월 특별격려금 400만원을 지급한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처럼 우리도 특별격려금을 달라"고 주장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22조8499억원,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난감한 입장이다. 지난해 실적에 기반해 이미 작년 하반기 임금 협상을 통해 기본급을 7만5000원 올리고, 성과급(기본급의 200%+770만원)도 지급했는데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에 맞춰 추가로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IT 업계보다 연봉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나오자 지난 3월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전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자 그룹 내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우리도 자동차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해 특별성과급을 받아냈고 현대제철도 자동차 강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중·삼성전자에서도 노사 갈등

    삼성전자에서도 임협을 둘러싸고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노조는 사 측의 2022년도 임금 협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올해 임금 9% 인상을 합의했다. 지난해(7.5% 인상)보다 인상률이 높다. 그런데도 노조는 "사 측이 단체교섭권을 가진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와 임금 인상안을 다뤘다"며 고발한 것이다. 현행법상 노조와 임금 협상이 모든 직원에게 적용되려면 노조원이 전체 직원의 과반을 차지해야 하는데, 현재 삼성전자 직원 11만3000명 중 노조원은 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 수십 년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과 복지에 관한 내용을 협의해왔다"면서 "법적으로 문제없는 임금 협의를 했는데도 전체 직원을 대표하지도 않는 노조에 고발을 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2021년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27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울산조선소 내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과 2독 사이에 있는 인도와 차도에 농성 천막 20여 개를 설치하고 오토바이를 동원해 길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자재와 설비·물품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 측은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2일 노조를 경찰에 고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3월 15일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성과급 148%, 격려금 2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고 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은 최근 수주는 늘어나고 있지만, 철강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 1조3848억원 적자를 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964억원의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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