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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하반기 6% 넘을 수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

    최형석 기자 김태준 기자

    발행일 : 2022.05.04 / 종합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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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년만에 최대 상승… 물가 어디까지 뛸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표정은 밝지 못했다. 3년 6개월간 역대 최장수 기재부 장관 임기를 마치기 직전, 그가 받은 성적표는 4월에 4.8% 급등해서 13년 6개월 만에 최악을 기록한 물가였다. 3월 물가상승률이 10년 3개월 만의 최고치인 4.1%를 기록했을 때 홍 부총리는 "다른 나라들도 높은 물가 오름세를 겪고 있다"고만 말했다.

    물가 상승의 원인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푼 막대한 자금에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 대외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밀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3위 산유국 러시아 간 전쟁까지 덮쳤다. 엎질러진 물을 치워야 할 몫은 새 정부에 돌아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인사 청문회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나라 안팎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물가 6% 상승 전망까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알루미늄·천연가스·밀·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300원 가까이 오르면서 수입물가도 급등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자 외식 등 서비스 가격도 뛰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분기 물가가 5%대로 올라설 것은 확정적이고 최악의 경우 6%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KB증권 역시 "7월쯤 물가가 5% 안팎에서 고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하반기 물가가 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추 후보자는 "4% 넘는 물가 상승 추세가 더 심화되는 정도로 당분간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5%대 물가는 2008년 6~9월 4개월 연속 기록한 뒤 아직까지 밟지 않은 영역이다. 6%대 물가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11월(6.8%)을 마지막으로 이후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우리나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로 대폭 올렸다. 새 정부도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2%에서 4% 안팎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1~2년 계속될 수도

    고물가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수입물가(17.6%)·생산자물가(6.4%)가 각각 13년, 10년 만에 최고로 올랐는데 작년 말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제품·서비스 가격에 전가되기 시작했다. 밀·옥수수 등 곡물가격은 1년여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므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오른다. 중국 내 도시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부터 중국발 물가상승이 세계로 전이될 수 있다. 한때 저임금을 바탕으로 값싼 상품을 세계에 공급하던 중국은 고령화로 생산 대신 소비 비중이 커지며 장기 글로벌 물가를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 수출국에서 인플레이션 수출국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했다.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이 추가 물가 상승을 예상해 미리 구매를 하고 이에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기에 새 정부는 33조원 규모의 코로나 지원금을 풀 준비를 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풀려나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물가 상승이 앞으로 1~2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물가 급등에 2개월 연속 무역적자

    한국 무역은 3월(-1억4000만달러)·4월(-26억6000만달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사상 최대를 경신 중이지만 수입이 더 커 적자를 면치 못했다.

    무역수지 악화가 이어지자, 199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25년 만에 재정적자와 경상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를 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재정수지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무역적자에 크게 좌우되는 경상수지도 적자 위험이 커진 것이다.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온다.

    [그래픽] 13년 반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소비자물가상승률

    [그래픽] 체감도 높은 품목 중심으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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