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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무시한채 본회의 4시간 당기고, 국무회의는 4시간30분 미뤄

    김형원 기자

    발행일 : 2022.05.04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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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꼼수 검수완박
    번갯불 콩볶듯 해치워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강행 처리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전(戰)은 마무리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회법상 오후에 열도록 되어 있는 본회의 개의(開議) 시간을 오전으로 당기면서 검수완박 법안 통과의 길을 터줬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무줄 본회의'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 의장은 국회법 제72조에 '오후 2시'로 규정되어 있는 본회의 시간을 오전 10시로 당겼다. 국회법 규정에는 "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하여 그 개의 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4시간 앞당기는 데 반대 입장이었다. 국회법은 어겨도 처벌 조항이 없지만, 여야 협의 취지를 위배했다는 편법 논란이 제기됐다.

    본회의가 앞당겨지자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 20분에 의원총회를 열고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늘은 부끄러운 날로 남을 것"이라면서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의총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앞으로 몰려가 "이재명 방탄법을 중단하라" "국민 독박 죄인 대박"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 앞을 지나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오전 10시, 박 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했다. 10시 3분에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지난달 30일 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6분 만에 단독 처리했는데, 이날은 검수완박의 나머지 한 축인 형소법 개정안을 3분 만에 마무리 지은 것이다.

    표결은 찬성·반대 토론 없이 곧바로 진행됐다. 법안은 찬성 164명, 반대 3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항의하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의당 의원 6명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기권했다. 국민의당 이태규·최연숙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박 의장은 중대범죄수사청(일명 한국형 FBI·중수청) 논의를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상정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이 법안 또한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본회의는 24분 만에 종료됐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마지막 국무회의 소집 일정을 종전에 공지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25분으로 미뤘다. 국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가결되면 즉각 공포(公布)하려고 국무회의 일정을 4시간 25분가량 미룬 것이다. 정치권에선 "검수완박 법안이 국무회의 일정을 조정할 만큼 긴급한 사안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장외(場外) 농성을 이어가면서 "대한민국 국무회의가 '문재인 지키기 국무회의'가 되어선 안 된다"고 항의했다. 국무회의에 배석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거부권 행사로 마지막 소임을 다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당시 오 시장이 이견(異見)을 제시하자 국무회의 분위기는 급속히 얼어붙었고, 박범계 법무장관·전해철 행안장관 등이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본지 통화에서 "저는 배석자 자격으로서 의견 개진을 했던 것"이라면서 "국무회의에서 저 이외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 지 약 6시간 만에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공포안을 의결했다. 검수완박 법안 2건을 포함한 26개 안건 심의와 의결에 걸린 시간은 1시간여에 불과했다. 검수완박 법안은 올해 9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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