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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택시 콜 대란'이 기사 탓인가

    장형태 산업부 기자

    발행일 : 2022.05.03 / 여론/독자 A3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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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택시 단체들이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가 아니라 멀리 있는 카카오 가맹 택시가 잡힌다'고 신고한 지 2년 만이다. 앞서 서울시도 "카카오T 앱에서 콜비가 붙는 블루(가맹)가 아닌, 무료인 일반 콜을 하더라도 이 중 39%는 가맹 택시가 배차됐다"며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공정위 발표 전인 지난달 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차 알고리즘을 공개했다. 1만 자 분량의 긴 내용이었지만, 결국 '콜 수락률이 높은 기사에게 콜이 많이 간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택시업계에서는 "알맹이가 빠진 공개"라는 비판이 나왔다. 카카오 가맹 택시인 블루는 강제 배차 방식이니 당연히 수락률이 일반 택시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콜 수락률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로 귀결된다. '기사가 콜을 골라잡기 때문에 수락률이 낮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 택시에만 콜을 몰아준다'는 택시업계 의견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다.

    등록 택시 수가 가장 많은 서울시는 '골라잡기 방지를 위해 목적지를 표시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미 목적지 미표기 방식이 실패한 것으로 본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택시기사의 경제적 이기심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1대 주주로 있는 티머니에서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 택시앱을 개발해 운영했으나 기사들이 앱을 끄고 운행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런 논란 가운데 거리 두기가 풀리자 택시대란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0일간 심야 시간(밤 10시~새벽 2시) 택시 호출량은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 기간보다 34% 급증했다. 하지만 전국 택시기사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8% 넘게 줄었다. 법인택시 기사는 2019년 말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택시기사들 상당수가 배달 라이더로 넘어가거나 아예 일을 접은 것이다.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안이 과연 운전대를 놓았던 택시 기사들을 다시 불러들일지도 미지수다. 최근 5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발표했지만, 기사들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지 상세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간단히 풀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낮 시간대엔 택배 물량과 배달 수요가 폭주하지만 정작 그 시간대 택시는 빈 차로 거리를 배회한다. 택시는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낡은 택시 부제와 법 체계로는 택시기사가 다시 운전대를 잡을 만한 유인책을 줄 수 없다. 기사들의 콜 골라잡기를 탓하기 전에 이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법 규제 재정비가 먼저다.
    기고자 : 장형태 산업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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