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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건축] 숲속에 나타난 미니언즈?

    김미리 기자

    발행일 : 2022.05.03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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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 잠망경? 이 사진 한 장이 바싹 마른 가슴에 호기심을 펌프질하는가. 그렇다면 당신 마음 깊숙한 곳엔 아직 동심(童心)이 웅크리고 있단 증거다.

    영화 세트도, CG도 아니다. 오스트리아의 젊은 부부 건축가 크리스·페이 탕 프레히트(Precht)가 지난해 완공한 통나무집 '버트(Bert)'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근처 휴양지 '슈타이러레크 암 포구슈(Steirereck am Pogusch)'에서 숙소로 쓰이는 건물이다.

    잘츠부르크 외곽 산속에 사는 프레히트 부부는 이성이 승리한 도시의 건축 문법에 반기를 들었다. 열쇠는 어린 아들의 눈이었다. 아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딱딱한 건축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한 손에는 '호기심', 다른 손엔 '자연'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둘을 연결했다.

    이 과정을 거쳐 2019년 고안해낸 모듈형 주택이 '버트'였다. 두루마리 화장지의 종이 심을 잘라 끼우면서 나온 디자인이었다.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캐릭터의 눈처럼 동그란 창을 단 파이프 모양. 쓰임과 지형에 따라 이어 붙여 변형할 수 있다. 새로운 야생동물 캐릭터를 숲속에 넣는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버트'는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 이들은 "건축은 예술, 철학, 문학이 결합한 종합 예술이지만 우리가 참고한 예술은 미켈란젤로, 달리가 아니었다. 세서미 스트리트, 미니언즈 캐릭터였다"고 했다.

    "건축에 덧씌운 심오한 철학, 무뚝뚝한 얼굴을 걷어내고 싶었다"는 이들은 말한다. "현대 건축이 잃어버린 것은 말랑말랑한 호기심이다."
    기고자 : 김미리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0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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