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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브리핑] 러, 이자 6억달러 은행입금… 美가 송금(채권자 계좌) 막으면 국가부도

    파리=정철환 특파원

    발행일 : 2022.05.03 / 국제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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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년만의 '국가 부도' 운명의 날
    내일까지 채권자 계좌로 입금돼야

    러시아의 '국가 부도(디폴트)' 여부가 4일 결정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4일이 지급 기한이었던 총 6억4900만달러(약 8200억원)의 국채 이자 지불 2건을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 상태에 빠졌다. 3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갚지 못하면 최종 부도 처리되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지난 29일 러시아 재무부가 미국 시티은행 런던 지점에 달러화로 이자를 입금하면서 한숨은 돌렸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이유는.

    미국·유럽의 금융 제재로 러시아 중앙은행이 국제 금융 거래 시스템(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퇴출됐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연관된 모든 국제 금융 거래가 중단됐고 러시아 외환 보유액 6430억달러(약 814조원) 중 해외 은행에 있는 자금(60% 이상)이 그대로 묶여버렸다. 결국 지난달 초 이자 6억4900만달러를 내지 못해 1차 부도 상태가 됐다. 현재 러시아 정부와 금융기관, 공기업 등이 발행한 외화(달러와 유로 등) 표시 채권은 총 1500억달러(약 1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채권 잔액은 396억달러로, 이 중 약 51%를 해외 금융기관이 갖고 있다.

    ―이번에 이자를 냈으니 문제가 다 해결된 것 아닌가.

    유예기간이 끝나는 4일까지 이자가 채권자 계좌로 지급돼야 일단락된다. 채권자가 이날까지 돈을 못 받으면 해당 채권은 최종 부도 처리되고, 러시아는 '국가 부도' 사태를 맞는다. 시티은행 런던 지점이 들고 있는 이자가 채권자 계좌로 송금돼야 하는데, 이때 미국과 영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하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5일 "미국 은행을 통한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국채 상환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티은행 런던 지점은 미국 입김을 완전 배제할 순 없어도 원칙적으로 영국 은행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의견을 조율한) 영국 정부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채권자들의 이자 수령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 통화(루블화)로 갚으면 안 되나.

    러시아가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루블화로 6억4900만달러어치를 입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디스 등 신용 평가 기관과 금융시장 감독 기구들 모두 "달러화 채권은 달러로만 갚아야 한다"며 이를 채무 변제로 인정하지 않았다. 달러로 빌린 돈을 다른 통화로 갚는 것은 계약 위반이다. 루블화는 국제 거래에 널리 쓰이는 기축통화가 아니라 가치가 불안정하고, 쓰임새에 제한이 크다. 채권자 입장에서 용납이 안 된다.

    ―러시아 부도 위기는 이번이 처음인가.

    1917년 볼셰비키 공산 혁명 직후 레닌이 "제정러시아 시대 빚은 한 푼도 갚을 수 없다"며 자발적 부도를 선언한 적이 있다. 당시 채권의 약 80%가 프랑스 몫이었다. 지난 1998년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채무 지급을 유예·연기해달라는 선언이다. 사실상 부도나 다름없는 영향을 미친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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