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10) Louis Armstrong 'What a Wonderful World'(1967)

    강헌 음악평론가

    발행일 : 2022.05.02 / 여론/독자 A35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아름다운 세상

    1967년 라스베이거스의 유나이티드 레코딩스 스튜디오에서는 거의 칠순에 임박한 루이 암스트롱이 이후로 오랫동안 회자될 노래 하나를 녹음하고 있었다. 이 노래는 꼭 20년 뒤 1987년 개봉된 영화 '굿모닝 베트남'에서 고요한 시골 마을을 네이팜탄으로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드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게 된다. 그리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도 이란과 과테말라, 칠레와 엘살바도르, 이라크와 수단 등에 무력 개입한 미국의 역사를 요약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반(反)인종차별 투쟁의 목소리가 높았던 1960년대의 한복판에서도 침묵함으로써 아프리칸 아메리칸 진영으로부터 '명예 백인'이란 조롱을 들어야 했던 루이 암스트롱이지만 이 노래는 영국 싱글 차트의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는 것을 넘어 잊을 만하면 다시 소환되는 영원한 고전으로 남게 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비롯한 숱한 백인 보컬리스트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것 또한 이 노래가 지니는 위엄의 한 측면이다. 사후에 더 유명해진 청아한 목소리의 에바 캐시디가 생전 마지막 콘서트의 마지막 곡으로 이 노래를 부른 것도 유명하다.

    4절의 가사는 너무 단순하다. 푸른 나무와 빨간 장미를 보며(I see trees of green, red roses too),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보며(I see skies of blue and clouds of white), 일곱 색깔 아름다운 무지개(The colors of the rainbow so pretty in the sky)와 울던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며(I hear babies crying, I watch them grow) 스스로 되뇌는 말,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What a Wonderful World)! - 이것이 전부다. 소박하고 따뜻하며 무한한 낙관성이 모순과 갈등 위에 저질러지는 테러와 전쟁의 현실을 패러디하는 데 동원되는 이유로 보인다.

    2011년 5월 2일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 끝에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되었다. 아프간 전쟁에서 한때 미국의 친구였던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적이 되어 죽었다.
    기고자 : 강헌 음악평론가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07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