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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아시안게임 女양궁대표 이가현

    대전=송원형 기자

    발행일 : 2022.05.02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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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에 맞춰 조준, 속사포랩하듯 쏴… 안산도 꺾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대표 이가현(22·대전시체육회)은 사대에 서면 마음속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중엔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나온 랩도 있다. "까만 리무진 보며 꿈을 키웠지, 언젠가는 나도 저걸 갖게 될 거야~" 가수 비오의 '리무진'은 자주 흥얼거리는 랩 중 하나다. "생각이 많아지면 불안해져서 최대한 머리를 비우려고 해요. 랩을 하면 잡생각이 들어갈 틈이 없어지죠." 비트에 맞춰 조준을 끝내면 곧바로 활을 쏜다. 이가현의 활은 작년 여름 도쿄 올림픽에서 '속사'로 2관왕(남자 단체, 혼성)을 꿰뚫었던 김제덕(18·경북일고)만큼 재빠르고 과감하다.

    이가현은 지난달 21일 끝난 대표팀 최종 평가전에서 도쿄 올림픽 3관왕(여자 개인·단체, 혼성) 안산(21·광주여대)과 '대표팀 간판' 강채영(26·현대모비스)을 제치고 여자부 1위로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 이가현은 "평가전 때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고민하지 않고 과감하게 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연습한 대로 편하게 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국가 대표 첫해에 아시안게임까지

    이가현은 작년 10월 2022년도 대표 선발전 4위로 첫 시니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1월 처음 들어간 진천선수촌은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최고 선수들과 좋은 시설에서 훈련하니까 더 집중이 되고 활도 잘 쏴지더라고요."

    이가현은 지난 3월 2차 선발전에서도 4위를 지켰고, 4월 초 1차 평가전에선 3위로 한 계단 올라서더니 마지막 평가전에선 쟁쟁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모두 제쳤다.

    "부모님이 '가문의 영광'이라며 우셨어요. 1등 한 게 아직 실감은 안 나요." 그는 긍정적인 성격이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경기장에서 잘 쏘지 못해도 항상 웃고 다녀요. 이미 제 손을 떠난 화살에 화를 내서 어쩌겠어요. 지금까지 쏜 화살보다 앞으로 쏠 게 더 많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깡 키워 더 과감하게 쏘겠다"

    이가현은 2010년 초등학교 4학년 때 교내 양궁부에 들어가면서 처음 활을 잡았다. "방송 뉴스로 대표 선발전을 봤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활이 멋있었죠." 초등학교 6학년 때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가능성을 보인 뒤 대전체중, 대전체고에 진학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고1 때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어릴 때부터 힘이 셌던 이가현은 이전까지 강하게만 쏘려고 했다. 부상 이후엔 힘 빼고 쏘는 법을 익히면서 실력이 오히려 크게 늘었고 자신감도 상승했다. "당시 코치 선생님이 왼팔로 깃털 잡듯이 활을 들고, 오른팔로는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들고 나온 봉지를 들 때처럼 활시위를 잡아당기라고 했어요. 활쏘기가 부드러워지면서 쉽게 쏠 수 있게 됐죠." 고교 졸업 후에는 곧바로 실업팀(대전시체육회)에 들어갔다.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실업팀을 권했어요. 어울리기 좋아하는 제 성격 때문에 '대학 가면 운동 안 하고 놀 것 같다'고 하셨죠. 하하."

    양궁은 평가전 1위라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대표는 남녀 각 4명인데 개인전은 2명, 단체전은 3명이 나간다. 양궁협회는 공정성 원칙에 따라 평가전 성적과 상관없이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치르는 랭킹 라운드(예선전) 결과에 따라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 국내 선수 중 4위를 하면 개인전은 물론이고 3명이 출전하는 여자 단체전에도 나갈 수 없어 빈손으로 귀국해야 한다. 이가현은 "남은 준비 기간 깡다구를 더 키워 항저우에서 후회 없이 쏘고 싶다"고 말했다.

    [표] 랩 리듬 맞춰 쏘는 '속사' 이가현
    기고자 : 대전=송원형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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